줄리안 어산지 보석 석방

[0730]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16일 오후(현지 시간) 보석으로 석방됐다.

잉글랜드 지방법원은 검찰이 어산지에 대한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의 보석 허가에 불복해 낸 항소를 기각했다.이에 따라 어산지는 보석금 24만파운드(4억3000만원) 가운데 현금 20만파운드를 납부하고 이날 오후 6시께 풀려나게 됐다.어산지는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지난 7일 런던경찰에 자진 출석,보석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돼 교도소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지난 14일 보석금 24만파운드,거주지 제한,전자태그 부착,통금 준수,여권 압류 등의 까다로운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지만 검찰은 이에 항소했다.

어산지는 풀려난 뒤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런던의 맑은 공기를 다시 느끼게 돼 좋다” 며 “어려움 속에서도 보석금을 제공해주는 등 신뢰를 갖고 도와준 전 세계 모든 지지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정의가 늘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난 아직 죽지 않았다” 며 “성범죄도 결백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열린 최종 심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팽팽히 맞섰다.

검찰은 평상시 각국을 떠도는 생활을 해왔던 어산지의 행보를 거론하며 보석을 허가할 경우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이에 맞서 변호인은 보석 조건에 거주지가 제한돼 있고 전자태그까지 부착하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맞섰다.

이에 담당 판사는 어산지가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는 점을 들어 “이는 재판을 피하려는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지난 14일 보석 심리 과정이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됐던 것과는 달리 이날 판사는 트위터 전송을 불허했다.어산지의 보석금은 런던 소재 언론인 모임 ‘프런트라인 클럽’의 설립자 보언 스미스와 유명 레스토랑 디자이너이자 어산지의 친구인 사라 손더스,미국 다큐멘터리감독 마이클 무어,영국 작가 하니프 쿠레이쉬,호주 언론인 존 필저,영국 영화감독 켄 로치,인권운동가 비안카 재거 등 유명인들을 포함해 전 세계 일반인들도 십시일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산지는 앞으로 영국 서퍽 주에 머물면서 스웨덴 송환에 맞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어산지 측은 신병이 스웨덴으로 인도될 경우 그의 국가기밀 공개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영국 체류를 원하고 있다.

스웨덴 검찰의 송환 요청에 대한 첫 심리는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