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시대 투자전략] 지수 최대 30%상승 여력…가치주·중소형주 펀드에 올라타라

펀드, 환매보다 비중 늘릴때

30대 직장인 홍나연씨는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자 고민이 생겼다. 2007년 10월 적립식으로 가입했던 '미래에셋디스커버리'가 27%의 수익을 올려 환매를 할지,계속 투자할지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서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30% 넘게 손실을 경험한 터라 또 다시 세계 경제가 요동쳐 수익률이 급락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립식은 꾸준히 납입하고 거치식 가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펀드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익률이나 지수대가 아니라 향후 증시가 얼마나 더 오를지,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어떤지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기급등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여전히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고 내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큰 상황이어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성장형보다는 가치형이나 중소형주펀드를 주로 추천했다. ◆환매는 천천히

삼성 우리투자 현대 신한투자 하나대투 등 5개 증권사 펀드리서치팀장들은 한목소리로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했다. 이계웅 신한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국내 증시는 실적 대비 낮은 주가 수준과 양호한 수급 여건,경기 회복 등 긍정적 요인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1800~2360으로 현 시점에서도 10~15%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2007년 주가수익비율(PER)인 13배까지 오른다고 보면 지수는 최대 30%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잘 따져 자산을 재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7~2008년 펀드 열풍 속에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펀드에 들었다 금융위기 때 잠 못 들고 고민했던 투자자라면 이 기회에 비중을 조절할 필요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공격적이거나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겠지만 위험중립형 이하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가 상승기를 이용해 혼합형이나 채권형펀드로 일부 옮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수 상승에 따라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내년부터는 펀드로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 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기업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유럽 재정위기 역시 진정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 펀드 자금 유입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치주펀드 유망할 듯

올해는 성장형펀드의 수익률이 나았지만 내년엔 가치형이나 중소형주펀드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5개 증권사 펀드리서치팀장들은 가치형에서는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과 '신형밸류고배당',성장형에서는 '한국투자한국의힘'을 중복 추천했다. 테마형에서는 범현대그룹주에 투자하는 '현대현대그룹플러스'를 유망 펀드로 꼽았다. 김정환 부장은 "내년은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주가 재평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가치형과 중소형주펀드의 성과가 더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희 팀장은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에 대해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 개선으로 가치 상승을 추구하고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전략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계웅 팀장은 '한국투자한국의힘'을 추천하며 "경쟁력이 높은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9%포인트 높은 26.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트러스톤칭기스칸'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등도 추천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