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시대 투자전략] 대형주 랠리…실적 모멘텀 뛰어난 반도체·은행株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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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연기금 '사자' 지속
수급상황 대체로 양호
1월 2100선 도전
3년여 만에 2000선을 되찾은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유럽과 중국 변수 등으로 '산타랠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이 많았지만 12월 들어 증시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는 등 수급 상황이 양호하고 당분간 지수를 끌어내릴 만한 큰 악재가 없어 내년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까지 커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년 지수 전망을 높게 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2000선 돌파의 주역인 대형주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형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뛰어나고 주가 매력이 큰 종목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내년 주도주로 떠오를 정보기술(IT) 은행 건설 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1월 효과'로 2100선 시도
주요 5개 증권사(대우 삼성 우리투자 현대 신한투자)는 연말 주가 강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월에는 지수가 2100선까지 상단을 높이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주가 상승탄력이 그만큼 좋을 것이란 얘기다.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단기 급등했지만 거래가 크게 늘지 않는 등 아직 과열 신호가 없고,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가 강세를 기대하는 이유다. 외국인들도 이달 하루 평균 2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늘어난 기업이익과 낮아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감안하면 2000선에 대한 부담감은 그리 크지 않다"며 "외국인 매수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동성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세 상승을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가세해야 하는데 랩어카운트 등 주식형상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직접 투자로 연결되는 증시 주변자금이 늘어나고 있고,연기금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도 수급상 호재라는 설명이다.
다만 1분기 유럽 신흥국가 부채의 만기가 몰려 있다는 점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대내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해외자금 유입이 지속되겠지만 유럽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주 순환매…반도체 · 은행 1순위
지수 상승이 지속되면서 업종별 순환매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당분간은 대형주 위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업종 대표주를 편식하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과 소수 우량 종목에 집중하고 있는 기관의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매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순환매 대상 1순위는 반도체와 은행이다. 내년 1분기 중으로 D램 가격 반등과 함께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은행업종도 금리 인상의 수혜가 기대되는 등 업황 반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주 주가 흐름과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 금융주들도 최근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주들의 오름세가 국내 은행주들의 상승 탄력을 키우는 배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경기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건설 기계 화학 등 산업 · 소재업종의 상대적 강세도 점쳐졌다. 단기 유망종목으로는 삼성전자와 KB금융 삼성물산 등이 복수 추천을 받았다. 한화케미칼 LG화학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내년 1분기까지 강세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선정됐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