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새해맞이] 올 트렌드, 문학상 수상집에 다 있네

매년 문학계의 스타들은 그해 주요 문학상을 거머쥔 작가들이다. 최근 출간된 문학상 수상집을 살펴보면 올해 주목받은 작가와 주요 시 · 소설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지난주 나온 《2011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현대문학)은 2009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주요 문예지 등에 발표된 중 · 단편 소설들 중 선정된 제56회 현대문학상 수상작과 최종 후보작을 실었다.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전경린의 '강변마을'은 열한 살 소녀가 치러낸 한 여름의 시간을 그렸다.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서 성장의 고독과 공포,유년기와 결별하고 청소년기로 들어서는 불안감,희열 등 생(生)의 모든 정서들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가는 따뜻하고 세밀한 묘사로 인물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형상화했다.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은 권여선의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숲',김미월의 '안부를 묻다',김숨의 '막차',김태용의 '물의 무덤',손홍규의 '증오의 기원',윤고은의 '해마,날다',하재영의 '싱크로나이즈드' 등 수상 후보작도 수록했다.

함께 출간된 《2011 현대문학상 수상시집》(현대문학)은 자신의 상처와 분노에서 조금이라도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대상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의 시 '그 머나먼'을 포함해 수상자인 진은영씨의 시 14편을 실었다. 김소연 · 신용목 · 심보선 · 유홍준 · 이원 · 이장욱 · 조용미 등의 후보작과 역대 수상자 이승훈 · 천양희 · 박상순씨의 근작시도 보탰다. 《칼-2010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중앙일보)에선 이승우의 소설 '칼'이 주인공이다. '칼'은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왜소한 삶을 지탱하기 위해 애쓰는 현대인의 비애를 잘 묘사했다는 평.최종 후보작인 강영숙의 '어떤 싸움',권여선의 '팔도기획',김애란의 '물속 골리앗',박성원의 '하루'도 함께 실었다.

《가을저녁의 말-2010 미당문학상》(문예중앙)에는 올해 발표된 시들 중 미당문학상을 받은 시와 후보작들이 담겼다. 수상작인 장석남 시인의 '가을 저녁의 말'은 시골의 저녁 풍경을 관찰과 상념,상상력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구성했다. 대중성,삶에 대한 진정성,서정주 이후 내려오는 한국적 서정성을 모두 갖췄다는 찬사를 받았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