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에도 D램 영업 이익률 30%…삼성전자 '승자 독식 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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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공급 계약 '마케팅 효과'D램 반도체 가격(DDR3 1Gb 기준)이 1달러 밑으로 급락했지만 세계 최대 D램 기업인 삼성전자 주가는 100만원을 향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와 D램 가격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승자 독식 시대가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모바일 시대 '포트폴리오' 갖춰
D램 값 하락에도 주가 고공행진
마이크론ㆍ엘피다는 적자 예상
생산공정의 경쟁력뿐 아니라 뛰어난 마케팅 능력과 모바일 시대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겸비한 유일한 반도체 회사로서 시장지배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영업이익 30%의 비밀
증권사들은 4분기 D램 가격 급락의 여파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2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에 비해서는 1조원가량 줄어드는 것이지만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3조1000억원)의 60%가 훨씬 넘는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2조원의 이익을 내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4분기에도 30%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예상이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40나노 양산으로 1세대 이상 앞서고 있어 4분기에도 30%대의 이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3분기 35% 수준이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익률은 15% 선으로 내려가고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엘피다 등은 손익분기점 또는 적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황기에는 D램 업체들이 동시에 상당한 흑자를 내더라도 불황기에는 경쟁력에 따라 이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얘기다.
삼성이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또 하나의 비결로는 마케팅 능력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던 6월부터 공급 과잉을 예상하고 고객들과 장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계약을 맺음으로써 재고 부담을 덜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게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3개월간 1.8달러에 500만개를 달라는 고객에게 6개월간 1000만개를 파는 대신 가격을 1.5달러만 받는 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마케팅을 담당하는 전동수 부사장이 올 인사에서 메모리담당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 같은 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트폴리오 효과와 경쟁력 강화큰 폭으로 성장하는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다양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의 장점이다. 세계 반도체 업체 중 D램,낸드플래시,노어플래시,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동시에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D램 가격은 올 들어 고점(3.08달러) 대비 30% 선으로 떨어졌으나 삼성이 세계 1위인 낸드플래시 가격은 일본 도시바의 화재 사고로 반등해 고점 대비 7% 하락에 그치고 있다. 모바일 D램 가격도 연초 수준을 유지하며 D램 가격 급락을 상쇄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증하는 태블릿PC용 AP 시장 점유율도 1위에 오르며 새 성장동력까지 만들어가고 있다.
공정 미세화와 신규 시설투자에 필요한 현금 동원 능력도 삼성전자가 크게 앞선다. 일부 D램 업체는 내년 현금 부족으로 증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수십조원을 쌓아놓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내년 삼성전자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하고 2012년께 다시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돌아오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