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밀레니엄포럼 100회] 시장경제 지키고 정책방향 제시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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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현대경제연구원 주최
기업ㆍ대학ㆍ연구소 등 각계 인사 매년 10회 토론회 개최
이윤호 대사ㆍ최경환 장관 등 원년 멤버들 정부 요직 진출
2007년 李대통령 주제강연 "대선 공약 정리한 시간"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대한민국 최고 포럼으로 자리잡았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2000년 10월 출범시킨 한경밀레니엄포럼이 22일 100회 모임을 가졌다. 주요 연구기관장,대학 교수,은행 등 금융회사 대표 및 금융협회장,기업체 대표,법무 및 회계법인 대표 등 100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한경밀레니엄포럼은 지난 10년간 매년 10회의 토론회를 열었다. 주요 부처의 장관,한국은행 총재,금융당국 수장뿐 아니라 대선주자와 정당 대표 등 정치인들까지 주제발표자로 나섰으며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책 방향을 토론했다. 한경밀레니엄포럼은 주요 부처의 장관이라면 반드시 한 번씩 참석,'끝장토론'을 벌이는 자리로 매김했고 이자리에서 나온 의견들은 상당수 실제 정책으로 연결됐다. 10명에 가까운 포럼 회원이 장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장관 배출의 산실
LG경제연구원장으로 포럼 출범 때부터 회원으로 참석해 온 이윤호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2008년 2월 초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기용됐다. 이 전 장관은 같은 해 5월 포럼의 강사로 나서기도 했으며 올 1월부터는 러시아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금융 부회장과 딜로이트코리아 대표를 지낸 전광우 대한민국 국제금융대사 역시 2008년 2월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국민연금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을 지내면서 포럼을 키운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지경부 장관에 임명됐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으며,지난 7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은 2008년 3월 금융감독원장에 발탁됐고,최도성 전 증권연구원장은 같은 해 4월 금융통화위원에 임명됐다.
이성태 전 한은 부총재는 2006년 한은 총재에 임명됐고,김중수 전 한국개발연구원장(KDI)은 올 4월부터 한은 총재를 맡고 있다. 이석연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대표는 법제처장을 지냈으며,현정택 전 KDI 원장은 무역위원회 위원장에 기용됐다. 특히 장 · 차관(급)에 발탁된 회원 중 상당수가 현 정부에서 임명돼 포럼이 'MB정부의 싱크탱크'로도 불리고 있다.
◆주제발표 인사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감독위원장 시절이었던 2004년 9월과 2007년 7월에 이어 지난해 3월엔 기재부 장관으로서 주제 발표를 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대통령 경제특보)은 기재부 장관이었던 2008년 4월에 이어 경쟁력강화위원회장으로 올 4월 강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2007년 10월8일 '국가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평소 50명 정도 참석하던 토론회는 100명 회원 대부분이 참석,최대 성황을 이뤘다. 이 대통령은 당시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해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시면 됩니다"라는 답변으로 여유와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 대통령은 포럼을 마친 후 "유익했다. 복잡한 것(공약)들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격렬한 토론과 정책 제시2007년 4월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이 강연자로 나섰을 때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이 이어졌다.
당시 회원들은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퍼주기'를 하고 있으며 북한 핵개발 문제에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질타했으며,이 전 장관은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불 같은 성격으로 '핏대'라는 별칭을 가진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발표 때는 주최 측이 발표자 뒷좌석에 선풍기를 따로 마련하는 '배려'를 보였다.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장은 포럼 회원들이 환율 급등락에 따른 경제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자 "환율을 시장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는 말로 정책 방향의 전환을 예고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올 6월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은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란 말로 금리 인상을 시사했으며 다음 달인 7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