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구슬로 수놓은 추억 … 백지현 개인전

다양한 추억을 시각언어로 표출하는 화가 백지현씨(30)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다.

백씨는 반짝이는 구슬이나 스팽클(금속 조각)을 재료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콜라주 기법으로 화면에 묘사하는 작가다. 오는 2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라온'(즐거움이란 뜻의 우리말).반짝반짝 빛나는 구슬과 금속 조각으로 나무와 나비,꽃을 형상화해 한껏 미감을 살린 근작 29점이 걸려 있다. 모든 출품작 제목을 순우리말로 달아 작가가 유년시절 일본 생활에서 갈망하던 모국애를 느끼게 한다. 그의 작품에는 늘 그 자리에 있는 나무와 끊임없이 움직이는 나비,꽃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고요와 격정의 은유적인 맛이 한꺼번에 느껴진다. '파리나'(늘 푸르고 싱그러움 · 사진)에서처럼 그는 나무와 나비를 대비시켜 가슴 밑바닥에서 추억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게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화면은 화려하다. 둔중한 나무가 인간의 삶을 닮았다면 나비는 응어리진 감성의 은유적인 표현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작품 속의 반짝이 재료는 삶의 자양분으로 숙성된 추억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는 "반짝이는 구슬과 스팽클은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며 추억을 유발하는 소재"라고 말했다. (02)734-7555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