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벌써 가격 떨어져

[0730]미국에서 3차원(3D) TV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3D TV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TV 수요 확대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 4분기 북미 지역에서 40~44인치 크기의 1080HD LCD TV세트의 평균 판매 가격이 68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19달러)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3D TV의 경우 지난 3월 첫 모델이 나온 이후 가격이 평균 40~50% 가량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7월만 해도 올해 출시되는 평판 TV세트의 5% 가량을 3D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10월에는 이를 2%로 하향 조정했다.

관련 업계는 3D TV 시청용 안경을 추가로 끼워주거나 비디오 게임기,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을 제공하면서 판촉에 나서고 있지만 3D TV의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업체들은 그동안 TV 제품의 기술혁신을 통해 화면의 두께를 더 얇게 만들고 밝기는 개선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은 더욱 향상시키는 등 갖가지 노력을 해 왔다.

3D TV 세트가 너무 비싼데다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것을 소비자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점 등이 3D TV의 판매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3D TV용 콘텐츠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는 점과 수요 예측 오류,경기침체 등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3D TV 제조업체들은 내년도 모델이 생산돼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기 전에 고급 TV세트의 재고를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내년 1월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대규모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3D TV 시장 전망이 핵심 화두로 부각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폴 그레이 디스플레이서치 리서치 담당 이사는 “업계가 소비자에 대한 3D TV의 가치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면서 “업계는 재고 상황에 대처하면서 앞으로 나갈 길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