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연기금 "애플 지배구조 문제있다"

[0730]미국 최대 규모의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이 애플의 지배 구조 문제점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캘퍼스는 애플에 대해 단 한표의 찬성표만 나와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현재 규정을 변경해 이사 선임시 과반수 투표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또 이사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애플뿐 아니라 투자한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이사 선임시 과반수 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그러나 애플은 이사 선임 방식 변경 요구를 거부했다.이에 대해 캘퍼스는 주주 제안을 통해 내년 2월 열리는 애플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투표에 부치기로 하는 등 양측이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건강 이상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았을 때도 이 사실을 주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와 주주 권익 운동가들은 주주들이 이사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결정할 경우 이사들을 교체하는 데 과반수 투표제가 도움이 된다며 이를 지지하고 있다.앤 심슨 캘퍼스 기업 지배구조 담당 책임자는 “이사들을 신뢰할 수 없을 때 시스템이 위험해진다”고 말했다.캘퍼스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선임 방식의 변화를 추진하는 기업은 애플이 처음이다.캘퍼스는 애플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다른 기업에도 이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 2월부터 캘퍼스는 자금을 투자한 58개 대형 미국 기업에 대해 이사가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사임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지금까지 20개 기업이 이런 제도를 도입키로 합의했다.

캘퍼스는 지금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편입 기업 중 69%가 과반수 투표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기관투자자 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54개 기업의 이사 95명이 주주총회 투표에서 50%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