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앞둔 코스닥 기업, 유상증자 '봇물'

최근 한달간 50社 증자 공시
재무개선 목적…주가 약세로
연말을 맞아 코스닥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급증하고 있다. 2010년 결산기 내에 자본금을 늘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발표된 코스닥시장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는 50건으로 전 달(30건)에 비해 2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의 경우 데코네티션이 최대주주인 이랜드월드를 대상으로 1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비롯 아이디엔 뉴로테크 3H 등 8개사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 결산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전날 유상증자를 결정한 엘앤피아너스와 뉴로테크가 3분기 말 기준으로 각각 누적 66억원,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등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한 기업 상당수의 실적이 좋지 않다.

이부연 한국거래소 공시업무총괄팀장은 "12월 말까지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재무제표상 자기자본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재무건전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공시를 한 뒤 주가는 대부분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엘앤피아너스는 이날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두올산업(-9.13%) 스톰이앤에프(-5.81%) 이룸지엔지(-2.45%) 등 전날 유상증자를 공시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유상증자의 목적이 신규사업 투자가 아니라 단순히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면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기업가치 개선에도 효과가 없고 주주 가치만 희석될 뿐이어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