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쌍용차 채무 추가 탕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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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800억 줄여달라"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가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변경 회생계획안을 제출한다. 내년 1월 관계인집회에서 채무 추가탕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계획안이 통과되면 쌍용차는 본격적인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된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관계인집회 직후 현 이유일 · 박영태 공동 관리인 외에 추가 관리인을 선임해 쌍용차에 대한 경영권 행사를 시작한다.
24일 변경 회생계획안 제출
産銀도 수출금융 자금 지원
◆변경계획안 '마지막 관문'변경 회생계획안은 쌍용차 회생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와 주주 등이 찬성하면 내년 3월 중 법정관리가 종료될 전망이다.
쌍용차가 변경안을 마련한 것은 마힌드라의 인수대금이 채무총액에 미치지 못해서다. 채권단에 갚아야 할 금액이 약 6000억원(일시불 기준)인데,마힌드라는 5225억원(지분 70%)만을 납입할 예정이다. 700억~800억원의 추가 채무탕감이 불가피하다. 다만 소액주주에 대한 추가 감자는 논의하지 않는다.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4분의 3,회생채권자 3분의 2,주주 2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작년 말 1차 회생계획안이 상정됐을 땐 해외 전환사채(CB)를 갖고 있는 씨티은행 등 회생채권자들이 반대해 법원이 강제인가 결정을 내렸다. 이번엔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통과될 게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산업은행도 금융지원 재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쌍용차에 대한 자금지원을 재개했다. 작년 초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처음이다. 산은은 1500만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한도를 열어준 데 이어,상환기일이 도래한 구조조정 자금 대출 중 540억원을 한도대출로 전환해줬다.
산은 관계자는 "쌍용차가 요구해온 1000억원의 신규 대출은 어렵지만 급한 대로 수출금융을 지원했다"며 "내년 초 모든 채무변제 절차가 마무리되면 쌍용차의 대주주와 새 자금지원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내년 1월 관계인집회에서 변경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 즉각 쌍용차의 세 번째 공동 관리인을 선임할 계획이다. 법정관리 종료 이전이지만 사실상 쌍용차에 대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마힌드라는 본사 파견인력을 최소화하고 쌍용차의 새 최고경영자(CEO)를 한국인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 측이 몇몇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가 관리인이 새 CEO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코란도C 국내 출시
쌍용차는 내년에 월 1만대씩 판매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 5만6000대,해외에서 6만4000대를 팔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겪기 이전인 2008년(13만1637대)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쌍용차는 올해 당초 목표(6만8500대)보다 많은 8만여대를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기대하는 차량은 배기량 2000cc급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란도C다. 지난 10월 유럽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으며,내년 2월 국내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코란도C는 쌍용차가 약 5년 만에 내놓는 신차인 데다,이 회사 최초로 모노코크 차체를 적용해 의미가 적지 않다. 승용차에 주로 쓰이는 모노코크 차체를 사용하면 승차감이 개선되고 연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박영태 쌍용차 관리인은 "내년엔 주력 모델인 코란도C를 국내외에서 매달 5000대 정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