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LNG사업 통합…5조 투자 '新성장동력' 키운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챙겨
SK㈜가 컨트롤타워 역할
생산·수송·발전 수직계열화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겨냥
SK그룹이 SK에너지 · E&S · 해운 · 건설 등 계열사별로 나눠 추진해 오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 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LNG 사업의 투자비를 책정 · 배분하고,종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석유 중심의 에너지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유망 분야인 LNG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그룹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LNG 사업에 3조~5조원 투자23일 SK에 따르면 SK에너지 등 4개 계열사는 LNG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LNG 생산에서 수송,도시가스 사업,집단에너지 및 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 내 LNG 사업을 통합키로 했다. SK는 향후 10년간 LNG 사업에 3조~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계열사 간 LNG 사업 통합은 최태원 회장(사진)이 올해 초부터 강조해 온 SK식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의 일환이다. 계열사들의 분사나 통합을 통해 계열사들이 지닌 자원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 리소스 풀링 전략의 핵심이다. 석유화학,통신 등 그룹 주력 사업의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최 회장이 내놓은 해법 중 하나다.

SK는 1988년 구미도시가스 설립과 함께 LNG 사업에 진출,현재 해외에 3개의 생산광구(페루 88 · 56광구,카타르)와 4개의 LNG 액화플랜트 공장(예멘,페루,오만,카타르)을 갖고 있다. SK해운은 6척의 LNG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고,SK E&S는 국내외 29개 도시가스 회사와 평택 LNG발전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LNG 사업부문 매출은 6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업 통합 결정으로 SK는 그룹 차원에서 LNG 투자비를 책정하고,투자 우선순위 결정 등 각 계열사 간 LNG사업 교통정리에 나서게 된다.


◆LNG도 수직계열화 추진

SK가 LNG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LNG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서다. LNG는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으면서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 전 세계적으로 매년 연평균 6%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LNG 수요는 현재 2억1300만t에서 2020년에는 70% 늘어난 3억62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특히 중국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K는 이와 관련,지난달 초 중국 내 3대 도시가스 회사인 차이나가스 홀딩스(CGH)의 지분 4.52%를 추가로 확보, 총 9.74%를 보유하고 있다. CGH는 중국 136개 도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LNG사업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 도시가스 시장이 타깃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국내 LNG 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가스사업법 개정 등을 통해 민간 기업의 문호 개방을 추진하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SK 등 민간사업자도 발전용 LNG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