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경영학의 아버지'에게 혁신기업을 묻다

프런티어의 조건|피터 드러커 지음|이재규·이덕로 옮김|청림출판|152쪽|2만5000원
서양 철학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석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경영학에서도 이런 칭송을 받는 사람이 있다.2005년 타계한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다.전략 마케팅 고객관리 등 현대 경영학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하버드대가 올해 '피터 드러커 라이브러리' 시리즈로 드러커의 경영지혜를 재조명하기 시작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시리즈 첫권인 《프런티어의 조건》은 1986년 처음 출간된 책이다. 20년도 훨씬 넘은 이 책에서 드러커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문제,노동조합의 미래 등 현재 우리 사회와 기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정확히 예측하며 해법을 제시한다. 드러커는 "의학이 생물학이나 화학에서 정보를 얻듯이 경영 또한 심리학·수학·역사에서 정보를 얻는
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최근에야 화두로 떠오른 인문 경영에 대해 그때 이미 통찰하고 있었던 것이다.‘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곳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혁신기업의 조건에 관한 언급도 적확하다. 그는 IBM이 세계 컴퓨터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까닭은 컴퓨터의 원래 목적이었던 군사,과학을 벗어나 일상적 업무로 사용폭을 넓혔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이 같은 혁신기업의 명제는 아이폰으로 세계 IT(정보기술)시장의 판도를 바꾼 애플의 성공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오랜시간이 지나도 변치않는 원칙과 지혜들이 있듯이 드러커가 전하는 경영의 지혜들은 어떤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 불변의 가치를 담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