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비 절약 5년간 1억원 기부…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5년간 1억원을 기부금으로 쾌척했다.

서울 강서구청은 황금자 할머니(87 · 사진)가 2년간 생계비를 절약해 모은 3000만원을 구청에 기탁해왔다고 26일 밝혔다. 황 할머니의 기부금은 2006년과 2008년에 각각 기부한 4000만원과 3000만원을 합쳐 총 1억원.황 할머니는 "일제시대 강제노역과 위안부 생활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게 평생 한이 됐다"며 "어려운 학생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속이 다 후련하다"고 말했다. 황 할머니의 기부금은 모두 강서구장학회로 편입돼 가난한 대학생들의 학비로 지원된다.

황 할머니는 매월 지급되는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 130만원과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비 36만원,기초 노령연금 9만원 가운데 최소 생계비만 빼고 거의 모든 수입을 2년마다 기부해왔다. 구청 관계자는 "한겨울에도 임대아파트에 난방을 하지 않고 지내면서 폐지 수집 등을 통해 번 돈을 고스란히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세 때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에서 강제노역을 하다가 3년 뒤 다시 간도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김정환 강서구 자원봉사팀장은 "위안부 시절 겪었던 심리적 · 육체적 고통 때문에 지금도 환청에 시달려 밤잠을 못 주무신다"고 전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