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장관 기용하려니"…靑 고민중

업무능력 우수·소통 장점
2012년 총선 출마가 부담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정치인 입각에 대해 "왜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정치인 입각은 절대 안 된다"고 한 데 대한 반응이다.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치인 입각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몇몇 자리에 정치인 기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을 입각시키려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업무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지난달 일반인을 대상으로 장관 정책 수행도 여론조사를 한 결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1위,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2위,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4위를 차지했다. 정치인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이전에 실시한 장관 정책 수행 평가에서도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교수나 공무원 출신 장관들보다 높은 평점을 받았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정치인 출신들이 선거를 치러보고 지역구를 관리하다 보니 특유의 정무적 감각으로 짧은 시간에 조직을 장악하는 능력이 있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소통 및 협조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정치인 기용이 부담스런 측면도 있다. 2012년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1,2월에 개각할 경우 정치인 출신들은 총선 출마를 위해 1년도 채 안돼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인을 기용하면 1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개각해야 하는 게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더구나 박 원내대표까지 "정치인은 배제하고 관료를 시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이 반대하는데 정치인들을 내세웠다가 청문회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청와대는 공석인 감사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은 가급적 연말에,교체를 예고했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식경제부 장관은 늦어도 1월 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검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문화부 장관 후보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정병국 · 주호영 · 나경원 · 조윤선 한나라당 의원 등이,신설된 국가과학기술위원장(장관급)에는 서상기 ·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1월 또는 2월로 예상되는 본격 개각 때 일부 의원들이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