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인들이 걸어 준 '롯데마트 창원점' 현수막

상인들과 상생 프로그램 가동
'평화상가와 롯데마트가 협력해 중앙동 상가의 명예를 되찾겠습니다. '

28일 경남 창원시 중앙동에 있는 평화상가. 11층 높이의 낡은 건물 외벽에 큼지막한 현수막이 내걸렸다. 상가 바로 옆에 29일 들어서는 롯데마트 창원중앙점 오픈을 기념해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현수막을 만든 것이다. 통상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인근 상인들이 '고객을 빼앗긴다'며 극력 반대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상인들이 환영 메시지를 보낸 것은 롯데마트 입점을 계기로 7~8년 전 인근 상남동에 넘겨준 '창원 중심가'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롯데마트 창원중앙점은 영업면적이 1만2400㎡에 이르는 대형 점포인 데다 토이저러스(완구 전문점),디지털파크(전자 전문점),패밀리 레스토랑,문화센터 등 집객 효과가 큰 매장도 함께 들어선다.

김영일 롯데마트 개발담당 상무는 "평화상가 상점 중에는 의류 스포츠용품 음식점 등 롯데마트와 겹치는 업종도 일부 있다"며 "하지만 평화상가 상인들은 '대형마트가 고객을 빼앗는다'는 우려보다는 '대형마트 덕분에 사람들이 이 일대에 몰린다'는 사실에 더 중요한 가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평화상가 번영회 관계자도 "지난 10년 동안 방치됐던 빈 공터에 다양한 시설을 갖춘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만큼 중앙동 상권 전체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롯데마트 개점을 앞두고 상가 내 빈 사무실도 나가고 임대료도 10%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롯데마트의 '평화상가 끌어안기'도 대형마트가 입점할 때마다 불거지는 '잡음'을 없앤 비결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이미 평화상가 내 화장실을 개선해 주고 주차장 바닥을 새로 포장해준 데 이어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 상가 상인들을 대상으로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 기법 등을 교육시키고,상가 이용 고객들에게 롯데마트 주차장을 내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평화상가와 롯데마트에서 교차 구매할 경우 할인혜택도 줄 계획이다. 또 롯데마트 창원중앙점 홈페이지에 평화상가 점포들을 소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