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이야기] 소셜게임 시장에 '시티빌' 돌풍

40일 만에 이용자 7000만명
1위 게임 '팜빌' 제치고 1억 넘봐
소셜게임 판에서 '형제의 난'이 터져 동생이 형을 밀어내고 왕위에 올랐다. 종래 세계 최고 소셜게임은 미국 징가의 농장 경영 게임 '팜빌'이었다. 그런데 징가가 지난달 18일 론칭한 도시 건설 게임 '시티빌(city ville)'이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려 한 달여 만에 팜빌을 제쳤다. 한국시간 28일 현재 월간 이용자는 시티빌 7242만명,팜빌 5737만명.시티빌이 1500만명 이상 앞질렀다.

시티빌은 지금도 페이스북에서 하루 100만명 이상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팜빌이 전성기에 세웠던 소셜게임 최고 기록 8300만명 선을 다음 달 중순이면 넘어서고 소셜게임으론 처음으로 1억명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징가의 월간이용자는 팜빌 전성기에 세웠던 2억3000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28일 현재 2억7136만명.지금 추세라면 다음 달 말께 3억명을 달성할 전망이다. 시티빌이 단숨에 최고 소셜게임으로 뜬 것은 게임성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도시 건설 게임이란 점에선 '심시티' 아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소셜게임 특성을 가장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는 "시티빌은 팜빌에 비해 훨씬 진화한 게임이고 진정한 소셜게임"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게임 중 소셜 팩터(사회적 요소)를 가장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시티빌은 조그만 마을에서 집을 짓고 가게도 차리고 경찰서 시청 등 관공서도 지으면서 대도시로 키워가는 게임이다. 게임적인 요소는 팜빌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른 점은 '소셜'이다. 경찰서를 개설하려면 친구 5명,종합병원을 개원하려면 친구 7명을 채용해야 한다. 친구가 부족하면 시일이 걸리더라도 돈을 잔뜩 모아야 한다. 그러니 '게임 친구'를 늘리지 않을 수 없다.

소셜게임의 폐단은 친구들에게 스팸성 글을 마구 날린다는 점이다. 시티빌에서도 게임 친구들에게 끊임없이 글을 보내게 된다. 선물 보내니 받아라,에너지 좀 보내달라,시청 차렸으니 와서 일해달라….종래는 이런 글이 스팸으로 여겨졌지만 시티빌에서는 다르다. 서로 도와야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 선물을 보내면 보내는 사람한테도 보상이 돌아오기 때문에 꺼릴 이유가 없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소셜게임 업체들이 동경하는 초대형 게임 플랫폼이다. 한국 업체로는 놀이타운(전 고슴도치플러스)과 파프리카랩,이지모드 등이 페이스북에 게임을 올린 적이 있으나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송교석 놀이타운 대표는 "내년에는 다들 네이트 앱스토어,네이버 소셜앱스 등 국내 플랫폼에 주력하면서 페이스북 진출을 시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티빌을 만든 징가는 2007년 창업해 아직 세 살배기에 불과하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 소셜게임 업체다.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55억달러(약 6조원)에 달해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EA를 능가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구글 등으로부터 3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5월 이후에만 6개 게임 관련 회사를 인수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