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후생비 과다 공공기관에 최하점

● 재정부, 경영평가 개선안

사회공헌ㆍ일자리 창출 … 방만경영 집중 평가
글로벌기업과 실적 비교도
내년부터 공공기관의 경영을 평가할 때 사회 공헌과 일자리 창출,부채 관리 여부를 집중 반영한다. 공공기관이 복리후생 과다 지출 등 방만 경영을 오랜 기간 바로잡지 않으면 관련 지표에서 최하점을 주기로 했다. 공공기관과 선진 외국 기업의 경영 실태를 비교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배점 2점의 사회 공헌 지표를 신설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제품 구매,청년 미취업자 채용,장애인 채용,재래시장 상품권 구매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정부 권장정책의 이행실적 평가가 배점 2점에서 5점으로 강화된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의 신규 인력 채용 노력과 아웃소싱,기술 이전 등을 통한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 지원 노력이 핵심 사항으로 평가된다. 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부채가 많은 기관의 부채 관리 지표 평가 비중이 배점 5점에서 12점으로 늘어난다.

특히 과다 부채로 논란이 되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부채 관리와 관련한 별도 과제(30점)가 추가로 부여돼 유동성 확보,부채 축소,자구 노력 등이 정밀 평가된다. 방만 경영과 관련해서는 복리후생 과다 지출 등이 지속적으로 시정되지 않으면 해당 지표에서 최하점인 E등급이 부여된다. 정부는 또 글로벌 공기업 육성 차원에서 공공기관 실적을 글로벌 선진 기업과 직접 비교하는 평가 방법을 도입해 한국전력 인천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의 공기업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예컨대 인천공항은 기존에는 생산성을 전년도 실적치와 비교하는 데 그쳤지만 내년부터는 세계 톱5 공항의 자산수익률과 비교 평가한다.

한국전력은 송배전 손실률,가스공사는 도입가 경쟁력,도로공사는 하이패스 이용률,부산항만은 환적 경쟁력,철도공사는 정시 운행률과 철도 사고율이 글로벌 선진 기업과의 비교 대상이다.

국민경제 기여도나 신뢰도 등 기관에 대한 국민 인식은 설문조사 방식으로 조사해 평가하고 공공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평가 제도도 도입한다. 공공기관 평가의 투명성을 위해 기존 기관평가단과 기관장평가단으로 운영하던 것을 '경영평가단'으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평가단에 민간인 최고경영자 등의 참여를 늘려 전문성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된다. 평가위원은 엄격한 '상피제(相避制)'가 적용되고 공공기관 평가 중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평가위원은 평가 중이라도 해촉하는 등 책임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임해종 재정부 공공정책 국장은 "이번 평가제도 개선으로 공공기관이 선진화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이나 공정사회 구현에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