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된 광화문 현판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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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현판제작위원회 구성복원한 지 3개월 만에 균열이 생겼던 광화문 현판이 결국 교체된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 균열과 관련해 여러 차례 자문회의를 가진 결과 현판을 교체해 새로 달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광화문 현판은 지난 8 · 15 광복절 경축식에 맞춰 고종시대 경복궁을 중건할 때 내건 한문 글씨 그대로 복각(復刻)해 달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현판 우측 '광(光)'자 앞쪽에 위아래로 길게 균열이 생겼다.
자문위원회의 조사로 밝혀진 현판 균열의 원인은 현판에 사용된 판재 중 일부가 강도가 약한 심재(원목의 중심 부분)였으며 나뭇결이 곧지 않은 판재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판(글자가 새겨진 판)을 모판(알판을 둘러싼 테두리)에 완전히 결합해 목재의 자연스러운 수축 및 팽창이 어려웠던 것도 한 원인으로 조사됐다.
최문순 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달 3일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하면서 광화문 복원 공사 일정 자체를 광복절 행사와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를 앞두고 무리하게 앞당기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공사감리보고서에 첨부된 공정표를 조사한 결과 당초 올해 7월10~20일에 현판 설치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실제 현판 설치일이 8월8일인 점을 감안할 때 복원 공사 일정을 앞당겼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현판을 다시 제작하기 위해 현판제작위원회를 내년 1월 중 구성할 계획이다. 제작에 사용될 목재로는 국내산 원목으로 벌목 후 5년 이상 자연 건조된 수령 100년 이상,직경 80㎝ 이상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목재를 판재로 만든 후 충분한 건조 과정을 거쳐 적정 수분 비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현판 제작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새로 설치하기 전까지는 기존 현판을 전통 방식으로 수리해 그대로 쓰기로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