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방송 수신장치 도난 … 北당국, 반체제 사건으로 조사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의 방송 수신장치가 통째로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산케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지난달 중순 함경북도 회령시 유선역 부근 조선중앙방송 중계기지에서 방송 핵심설비인 수신장치가 누군가에 의해 통째로 뜯겨 나갔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인 김정은의 동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핵심 선전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의 방송 차단을 통해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사건으로 보고 책임자 색출에 나섰다.

북한은 이번 사건이 반북체제 인물들에 의한 것으로 보고 국가안전보위부와 국방위원회 인원을 직접 수사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이번 사건을 중대한 반역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수사가 어느 때보다 삼엄하다"고 전했다.

회령시의 방송 수신 중계기지는 평양 등에 있는 방송국에서 전파와 케이블 등을 통해 보낸 방송신호를 수신, 증폭한 뒤 전파와 유선으로 전송하는 시설로 이 시설이 없으면 중계기지 담당지역 일대 방송이 모두 끊긴다. 회령시는 5만명이 수용돼 있는 북한 최대 규모의 제22호 노동수용소가 있는 곳으로, 중국의 지린성 옌지에 인접해 북한과 중국 간 비공식 교역과 사람 출입이 많은 곳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