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볼리바르화 평가절화 단행

[0730]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 볼리바르화에 대해 평가절하 조치를 단행했다.

31일 AFP통신에 따르면 호르헤 지오르다니 재무장관은 이날 “식품 및 기계류,의약품 등 필수품의 수입시 적용되는 볼리바르화 환율을 달러당 2.6볼리바르에서 4.3볼리바르로 65% 평가 절하한다”고 발표했다.베네수엘라는 올 1월부터 이중환율시스템을 적용해 왔다.일반 수입품에 대해서는 달러당 4.3볼리바르,생필품 등 필수 수입품에 대해선 2.6볼리바르를 적용한 것이다.이번 평가절하를 통해 기존 이원화된 환율 시스템을 단일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AFP통신은 이번 평가절하가 자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이를 통해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여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다.구체적인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네수엘라의 재정적자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출 환경에 유리한 고(高)환율 정책 유지를 통해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베네수엘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3%를 나타냈다.올해도 -1.8%에 그쳐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이번 평가 절하가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베네수엘라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0%에 달해 남미 국가 중 최고치를 나타냈다.올해 역시 30%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 초 생필품 등 필수 수입품에 대해 낮은 환율을 적용하는 이중환율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였다.볼리바르화의 가치 하락은 생필품 등 상품 가격의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볼리바르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수입하는 상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생필품 등에 적용하는 환율까지 평가절하한 이번 조치로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