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스마트폰 분실해도 걱정 마세요"

● '휴대폰 찾는 앱' 개발 울산대 이종우ㆍ장화君의 신년 포부

3평 남짓 연구실이 '거라지' … 스티브 잡스처럼 연구 몰두
휴대폰 꺼졌어도 추척되는 세계가 놀랄 보안앱 만들 것

"2011년 새해엔 세계인이 열광하는 보안 앱을 만들어 내는 게 꿈입니다. "

분실 휴대폰을 찾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 화제를 모은 울산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4학년 이종우(26) 이장화군(26)은 31일 새해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두 학생이 개발한 휴대폰찾기 앱은 최근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삼성전자가 후원한 '2010 모바일SW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곳은 울산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건물 316호실.3평 남짓한 연구실은 대학 동아리방처럼 무질서하고 지저분했다. 간이책상 주위로 컵라면 용기와 수건,과자봉지,휴지통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이곳은 우리의 거라지(garage · 창고)입니다. " 빌 게이츠,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창고도 이렇게 지저분했을 것이라는 비유였다. 이종우군은 "스마트폰 보급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정보 유출과 분실 등 보안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보안 앱 분야가 2011년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새해 인기 앱으로 등장할 것으로 평가된 휴대폰찾기 앱은 '문자메시지(SMS) 컨트롤러'로 불린다. 문자메시지로 명령어를 보내면 분실된 휴대폰이 강제로 작동돼 위치신호를 보내는 원격조정 원리가 적용됐다. 이장화군은 진동 모드로 해놓은 휴대폰을 사람들이 찾기 어려워하는 데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집안 어딘가에 있는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진동 모드가 벨소리 모드로 자동전환되도록 했습니다. 빨리 찾을 수 있지요. "

또 앱에는 CALL(전화),GPS(위치),BELL(벨소리),SOS(긴급) 등 네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 분실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위치 추적 명령어를 보내면 GPS와 SOS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위도와 경도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종우군은 "휴대폰의 위치를 5분마다 GPS로 확인하고 해당 휴대폰의 벨소리도 최고로 울리도록 돼 있어 휴대폰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분실 휴대폰을 주운 사람이 사용자 인증을 하는 유심(USIM) 칩과 휴대폰 번호를 바꿔 사용하더라도 바뀐 휴대폰 번호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주운 사람이 '휴대폰찾기 앱' 자체를 강제로 종료하거나 삭제할 수 없도록 하는 안전성도 확보해 놓고 있다. 이장화군은 "국내외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기업들도 보안기능 솔루션을 잇달아 개발하고 있지만 'SMS 컨트롤러'처럼 이용하기 편하게 보안전용 솔루션을 통합 개발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이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편리성과 안전성을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졸업예정자들은 아직 개발할 게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올초 의기투합한 둘은 요즘 졸업도 잊고 연구실에서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한다. 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분실 휴대폰이 꺼져 있을 경우다. 이종우군은 "세계 어디에도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두 동창생은 이번 보안 앱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은 뒤 아이폰 앱스토어 등에 무료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뛰어난 이유는 개발자 시각에서 벗어나 철저히 소비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명사인 '페이스북' 과 같은 솔루션 개발에 젊음을 걸고 싶다"고 말했다. "새해엔 비싼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