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의 대화제의는 진정성 없는 평화공세

북한이 지난 1일 노동신문 등에 실린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며,이를 위해 남북간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과 11월 연평도 공격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조로 몰아간 북측이 우리와의 대화를 공식 제안한 것이다.

우리 당국도 북의 대화의지 표명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 남북대화의 중요성과 6자회담을 언급한 데 따른 북의 반응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북은 여전히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고,"전군이 전투훈련을 실전과 같이 맹렬히 벌여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달라진 게 없는 태도이자,진정성없는 평화공세로밖에 볼 수 없다. 북은 지난해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입장은 일관하다"라고 밝혔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6자회담 복귀는커녕, 핵개발을 가속화하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을 감행했다.

이번의 대화 제의 또한 제스처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위장된 평화공세로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책동임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진정 대화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고,'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부터 밝히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

이런 전제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북한과의 어떠한 대화도 무의미하다. 정부는 기존의 대북정책을 일관성있게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공격에 대한 분명한 사과,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대화의 진정성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은 채 섣불리 대화를 서두르는 것은 오히려 북의 입지만 강화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