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場 코스피 사상최고…탄력 받는 '코리아 프리미엄'

시가총액도 1152조 최대
2011년 신묘년 첫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탄탄한 기업 실적과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자 올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고령화에다 저금리,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우량 주식 장기투자가 노후 대비의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지수는 3일 19.08포인트(0.93%) 상승한 2070.08로 마감,2007년 10월31일 기록한 최고점(2064.85)을 38개월 만에 돌파했다. 시가총액도 1152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1980년 1월4일 100포인트로 출발한 이래 31년 만에 20배 이상 올랐다. 주목되는 것은 랠리의 속도와 위기 때마다 확인되는 강한 복원력이다. 1989년부터 16년간 코스피지수 1000선을 놓고 '도토리 키재기'를 하던 증시는 2005년 하반기 이후 2년여 만에 2000선을 돌파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1000선 밑으로 일시 추락했지만 예전보다 더 가파른 기울기로 전고점을 돌파했다. 한국 증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대내외 여건은 증시에 우호적이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섰지만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0배로 최근 10년간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유는 기업 실적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상장사는 흑자와 적자를 오락가락했고,순이익 총계도 매 분기 10조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09년 3분기부터 분기별 순이익 합계가 20조원대로 올라섰다.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와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매수 여력도 안정적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이익의 절대치 상승,증시의 변동성 축소,가계 자금 유입 등 세 가지 축으로 한국 증시의 재평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증시에서 한국이 제대로 대접받는 '코리아 프리미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증시가 새 지평을 열면서 부동산에 쏠린 가계 자산 관리에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고령화로 인해 부동산은 가격 약세에다 유동화가 어려워지는 등 위험이 불가피하다"며 "채권도 자산 보전 수단에 불과해 우량주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 노후 대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