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복지성과 강조한 날, 박근혜 '양극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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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개인의 발전이 따로 간다는 불안감 커져"
정부 복지정책 우회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특별연설을 통해 현 정부 복지정책의 성과를 강조한 날,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양극화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박 전 대표는 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2011년 대구 · 경북 신년교례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발전과 나의 발전이 따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현 정부의 복지정책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것"이라며 "국가와 개인의 발전이 함께 가 두 마리 토끼를 잡자"고 복지를 바탕으로 한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금년 전체 예산 중 복지 예산의 비중과 규모는 사상 최대"라며 복지정책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강조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복지에 신경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 대통령도 박 전 대표의 복지정책에 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신년연설 총 6개 항목 중 네 번째인 '삶의 질의 선진화 전략'이란 제목의 연설에서 박 전 대표 복지론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재원'문제를 연상시키는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한정된 재원으로 무차별적 시혜를 베풀고 환심을 사려는 복지 포퓰리즘은 재정위기를 초래해 국가 장래는 물론 복지 그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그분 나름대로 정책을 제시한 것이고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갖고 있던 구상을 내놓은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를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이번 2박3일 대구 방문 일정에는 이해봉 서상기 주성영 송영선 이한성 조원진 배영식 김옥이 정해걸 현기환 이정현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주호영 이철우 이명규 의원 등 친이계 의원들도 참석했다. 박 전 대표가 신년교례회에 참석하기 위해 식장에 입장하자 박사모 회원들이 '대한민국의 신화 박근혜님을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열렬히 환영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박 전 대표는 신년교례회에 이어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을 방문하는 등 '집토끼 잡기 강행군'을 이어나갔다. 박 전 대표가 대구 · 경북에서 지역행사를 위해 2박 이상을 한 것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올해 개최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언급하며 "우리 모두 새해에는 더욱 힘과 지혜를 모아 대구 · 경북의 대도약을 위한 해로 만들자"고 대구 · 경북의 단합을 강조했다.
구동회/홍영식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