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금융투자 유망상품] 지수 올라도 종목선택 힘든 장세…'자문형 랩' 열풍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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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형 랩 어카운트지난해 증권업계 히트상품은 단연 '자문형 랩'이다. 소수종목에 투자해 고수익을 낸다는 투자전략과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워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올해도 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자문형 랩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신(新)시장으로 급부상한 자문형 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신상품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고객 취향에 맞춰 소수 유망종목 집중투자
올해 자금 최대 10조 몰릴듯
◆올해 자문형 랩 두 배 성장 전망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8000억원에 불과했던 주요 10대 증권사의 자문형 랩 운용규모는 지난 연말 5조원대로 6배 넘게 급증했다. 올해는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종목별 순환매가 이어지면 종목 편입비율이나 회전율 등에 제한이 없어 시장 대응능력이 빠른 자문형 랩의 장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성룡 대우증권 PB컨설팅팀 부장은 "지금은 주식으로 돈이 쏠리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올해도 일부 종목만 주가가 오르는 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문형 랩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문형 랩만 잘 선택한다면 수익률도 양호할 전망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종목별 순환매가 이어지면 '집중투자'를 잘하는 자문형 랩이 액티브펀드보다 성과가 좋을 수 있다"며 "다만 수익률이 부진하고 리스크 관리가 안되는 자문형 랩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수 자문사 포트폴리오에 분산투자
증권사들이 최근 선보인 신상품 중에는 특정 기간동안 우수한 성과를 보인 다수 자문사의 포트폴리오를 반영해 집중투자의 리스크를 낮춘 자문형 랩이 주를 이룬다.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투스타랩'은 매달 2회에 걸쳐 브레인 등 18개 자문사 중 수익률이 높은 2~3개 자문사 추천 종목을 받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준다.
삼성증권의 '삼성POP골든랩파이브스타스'는 케이원자문 등 30여개의 운용사 · 자문사 중 분기마다 종목선택 능력이 우수한 5곳의 자문을 받아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 이는 주요 자문형 랩의 월별 위험조정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핵심 편입 종목의 성과에 따라 수익률 순위가 매달 변했다는 경험에 착안한 상품이다. 대우증권의 '대우수퍼매니저랩'도 분기마다 스타일별로 두각을 나타낸 자문사의 포트폴리오에 분산투자한다. 이정훈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팀장은 "시장상황이나 정기 리밸런싱 결과에 따라 더 우수한 자문사로 교체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항상 우수 자문사에 투자하는 결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들은 대부분 연 3%의 보수를 받는다. 다만 삼성 · 하나대투 · 동양종금증권 등은 투자금액 등에 따라 보수를 연 1.2~3.2%로 차등 적용한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도 선보여최근에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니하오차이나랩'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의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자문은 한국투신운용이 맡았다. 해외 현지 투자회사의 자문을 받아 투자하는 자문형 랩도 처음 등장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중국주식자문연계형랩'은 프랑스 아문디자산운용 홍콩법인의 자문을 받아 홍콩 H주에 투자한다. 해외 법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아문디운용 자회사인 NH-CA자산운용이 공동 자문을 맡았다.
김은수 우리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중국 · 홍콩 증시에 대해 폭넓은 투자 노하우를 보유한 현지 투자회사 및 국내 운용사와 동시에 제휴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해외 직접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중국 주식에 한정됐던 해외 주식 자문형 랩은 점차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주식 자문형 랩도 대부분 연 3%의 수수료를 받는다. '중국주식자문연계형랩'은 해외주식 매매수수료가 별도다. 대부분 따로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차익도 추구한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