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진證 이재길 본부장 "와타나베부인을 잡아라"…日펀드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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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자자들은 예상과 달리 공격적인 투자를 주로 합니다.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죠.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을 아는 것이 일본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던 첫번째 비결입니다."
일본 시장 개척자로 정평이 난 이재길 유진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사진)은 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유진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일본에서 '유진ㆍAIZ 한일 굿초이스 펀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비결을 털어놨다.◆ 매력적인 한국 시장…저평가 종목에 투자
'유진ㆍAIZ 한일 굿초이스 펀드'는 2009년 유진투자증권이 일본 아이자와증권 측에 설립를 제안한 후 같은 해 12월 설정한 펀드다. 자회사인 유진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오고 있으며 설정 후 7개월만에 설정액이 4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 본부장은 "일본 투자자들은 한국 투자자들보다 오히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고 한국 증시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가 적다"며 "아이자와증권과 협력한 후 일본 지점망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일본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근거는 일본과 한국의 산업구조 자체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우량기업 중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 업체를 한 쌍씩(Pair) 구성했다"며 "이 중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도요타를 한 쌍으로 묶을 경우 현대차의 절대수익률(지난해 7월 15일 기준)은 35.44%로 도요타(-10.81%)를 훨씬 앞선다. 반면 가전 업체 중에서는 LG전자 수익률이 -4.62%, 소니가 8.35%로 소니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이처럼 양국의 업종별 대표기업을 각각 선정한 뒤 저평가된 종목에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현재는 한국 기업에 70%, 일본에 30%를 투자하고 있으나 이 비율은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한국은 일본과 성장 산업구조가 유사하면서도 반도체, 조선, LCD(액정표시장치) 등 경쟁 우위에 있는 산업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엔화와 원화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펀드 응용 방안은 무궁무진"이 같은 매력 때문일까. 이 펀드는 지금까지 약 1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 환매 속도가 빨라지는 최근에도 설정액은 400억원을 밑돌지 않는다.
이 본부장은 "올해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강세 추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엔화는 완만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여 이 펀드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며 "일본은 제로금리, 낮은 채권수익률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해외 주식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어 향후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현재 리테일 중심으로 운용하던 펀드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확장하는 것도 남은 목표다.
이 본부장은 "일본 연기금은 MSCI-Kolusai(MSCI선진국지수에서 일본을 제외한 지수)를 해외주식 벤치마크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 펀드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코스피지수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할 경우 일본에서 신규로 5조5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일본에서는 단기투자를 주로 해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대체 펀드도 만들 계획"이라며 "일본 와타나베부인 외에도 재일교포를 타깃으로 한 전략을 꾸준히 세우기 위해 일본 시장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일본 시장 개척자로 정평이 난 이재길 유진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사진)은 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유진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일본에서 '유진ㆍAIZ 한일 굿초이스 펀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비결을 털어놨다.◆ 매력적인 한국 시장…저평가 종목에 투자
'유진ㆍAIZ 한일 굿초이스 펀드'는 2009년 유진투자증권이 일본 아이자와증권 측에 설립를 제안한 후 같은 해 12월 설정한 펀드다. 자회사인 유진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오고 있으며 설정 후 7개월만에 설정액이 4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 본부장은 "일본 투자자들은 한국 투자자들보다 오히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고 한국 증시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가 적다"며 "아이자와증권과 협력한 후 일본 지점망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일본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근거는 일본과 한국의 산업구조 자체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우량기업 중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 업체를 한 쌍씩(Pair) 구성했다"며 "이 중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도요타를 한 쌍으로 묶을 경우 현대차의 절대수익률(지난해 7월 15일 기준)은 35.44%로 도요타(-10.81%)를 훨씬 앞선다. 반면 가전 업체 중에서는 LG전자 수익률이 -4.62%, 소니가 8.35%로 소니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이처럼 양국의 업종별 대표기업을 각각 선정한 뒤 저평가된 종목에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현재는 한국 기업에 70%, 일본에 30%를 투자하고 있으나 이 비율은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한국은 일본과 성장 산업구조가 유사하면서도 반도체, 조선, LCD(액정표시장치) 등 경쟁 우위에 있는 산업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엔화와 원화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펀드 응용 방안은 무궁무진"이 같은 매력 때문일까. 이 펀드는 지금까지 약 1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 환매 속도가 빨라지는 최근에도 설정액은 400억원을 밑돌지 않는다.
이 본부장은 "올해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강세 추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엔화는 완만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여 이 펀드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며 "일본은 제로금리, 낮은 채권수익률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해외 주식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어 향후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현재 리테일 중심으로 운용하던 펀드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확장하는 것도 남은 목표다.
이 본부장은 "일본 연기금은 MSCI-Kolusai(MSCI선진국지수에서 일본을 제외한 지수)를 해외주식 벤치마크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 펀드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코스피지수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할 경우 일본에서 신규로 5조5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일본에서는 단기투자를 주로 해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대체 펀드도 만들 계획"이라며 "일본 와타나베부인 외에도 재일교포를 타깃으로 한 전략을 꾸준히 세우기 위해 일본 시장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