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간밤 44달러 폭락…고공행진 마감 신호탄?

국제 금값이 4일(미국 현지시간) 무려 44.1달러나 폭락한 것과 관련, 해외 전문가들로 부터 금값의 고공행진 시대가 마감되는 것 아닌가하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값이 꼭대기에 올라서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는 해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금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4.1달러(3.1%) 떨어진 온스당 137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4.1달러의 낙폭은 지난해 7월 1일 39.2달러(3.1%)를 기록한 이래 최대 규모다. 마감가는 3주래 최저 수준이다.금값이 이처럼 크게 떨어진 것은 미국의 각종 경기지표 호전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 이날 미국의 11월 산업생산량은 예상치보다 증가했고 전날 발표된 12월 제조업지수는 7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미국 경기회복 기조에 따라 안전자산의 대표로 불리는 금에 대한 수요는 줄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 소재 린드월독의 아담 클로펜스타인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전자산을 찾아 금을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시카고 퓨처패스 트레이딩 LLC의 프랭크 레시 트레이더는 "금 수요를 이끌던 경제 비관론이 사라졌으니 사상최고치까지 오른 금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 MF글로벌홀딩스의 톰 폴리키 애널리스트는 "경기지표가 개선돼 금보다 주식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해외 전문가들의 금값 정점과 하락론에 대해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김경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금 투자수요의 경우 '정체'돼 있는 것이지 '유출'된 것은 아니다"며 "이런 현상이 한 두차례 더 일어나야 매도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금값 폭락은 과열된 시장에 단기적인 조정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마이너스였던 미국 5년물 물가채금리가 0%정도까지 반등한 것도 금값을 끌어내렸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차익실현 매물로 금값이 하락했다"며 "금시세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애널리스트는 향후 금값 변동에 대해 "금값이 추가로 상승할 이유는 충분하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계속되고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기 때문에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