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사·기관, 주택가격 '회복' 조짐에 건설주 베팅

대형 외국계 투자사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건설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해외 수주 증가와 함께 국내 주택시장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지난해말부터 건설업종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기관은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전날까지 건설업종을 414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지난해 9~10월부터 GS건설과 대림산업 등을 많이 사들였고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을 연일 매수하고 있다.JP모건 계열의 JF에셋매니지먼트(JF Asset Management Limited)도 지난해 10월부터 12월말까지 특별관계자와 함께 현대산업개발 주식 84만7980주(1.12%)를 매수, 보유지분을 6.13%로 늘렸다. 템플턴 자산운용(Templeton Asset Management, Ltd.)은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17.43%로 확대, 지난해 7월 이 회사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러브콜은 주택 거래가 살아나는 등 관련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토해양부가 전날 발표한 2010년 1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9만4539호로, 6개월째 줄었고 지방 미분양은 11월에 6만5350호를 기록해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도권 역시 2만9189호를 기록, 감소 추세로 반전했다. 특히 악성으로 평가 받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11월에 4만6269호 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해 10월을 바닥으로 11월부터 소폭의 상승 추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부산, 대전 등의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최근 소폭의 상승세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김동준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택가격이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은 뒤 올 1분기부터 신규 입주물량 감소와 가계소득 증가의 전이효과 등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여전히 침체되어 있는 신규 분양시장도 2011년 봄부터는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건설업지수는 최근 3개월과 6개월간 각각 13%, 32% 상승하면서 코스피 지수 대비 지속적인 강세를 시현했다"며 "가파른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올해부터 국내 주택경기 회복이 건설업체들의 펀더멘털 개선을 본격적으로 견인하고 올해에도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호조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HMC증권은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대림산업과 GS건설을 추천했다. 단기적으로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주가 레벨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