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의 현장속으로] 오스템, 대만 1위 비결은 '임플란트 시술 명품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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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병원 찾아가 인지도 높여
점유율 35%…단골의사만 800명
미국ㆍ유럽 브랜드 제치고 '우뚝'
한국의 치과기자재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가 대만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진출한 지 불과 5년 만이다. 임플란트는 원래 스웨덴에서 1950년대에 개발돼 유럽과 미국이 세계시장을 좌우하는 품목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시장에서 오스템이 임플란트 부문 정상에 오른 비결이 뭘까.
타이베이 중심지 중화항공빌딩 5층에 있는 오스템에 들어서면 멋진 로비에 임플란트 기자재 샘플이 전시돼 있다. 오른쪽은 강의장,왼쪽은 사무실이다. 이 강의장이 바로 핵심 비결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성교상 대만법인장(45)은 "대만에는 세계 각국의 임플란트 브랜드 80개가 진출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전략으로 탄탄한 기반을 잡았다. 첫째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전략이다. 오스템은 이곳에 2005년 진출했지만 그는 2006년 10월에 부임했다.
대만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경력을 인정받아 오스템 한국 본사에 입사한 지 두 달 만에 대만법인장 발령을 받았다. 그 뒤 매일같이 치과를 찾아갔다. 하지만 아무도 만나주지 않았다. '도대체 한국에서 무슨 치과기자재를 만드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대만의 치과의사들은 상당수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어 이들 국가의 브랜드에는 익숙했지만 한국 제품에 대해선 아는 게 없었다.
키 184㎝,몸무게 85㎏의 거구인 성 법인장이 매일같이 찾아오자 치과의사들은 '귀찮아서' 한국의 제품이 어떤지 들어보자며 상담에 응해줬다.
이때 그는 팸플릿을 건네주며 두 번째 전략을 썼다. "일단 저희 회사에 한번 와보시라니깐요. "강의장을 찾은 치과의사들에겐 세 번째 전략이 활용됐다. 한국의 유능한 치과의사를 초빙해 강의하고 질의응답을 받았다. 그동안 한번도 임플란트 시술을 해보지 않은 치과의사들이 대상이었다.
성 법인장은 "이들은 한국 치과의사들의 수많은 임상 경험과 해박한 의학 지식에 감동해 오스템 제품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해서 확보한 단골이 800명에 달해 전체 임플란트 시술 치과의사 2300명의 34.8%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연매출은 1000만~1200만달러 수준이며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도 약 35%로 1위"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임 후 대만 내 영업소와 지점을 6개로 늘렸다.
치과의사 교육 프로그램은 공짜가 아니다. 성 법인장은 "기초과정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8시간 강의를 하며 총 8~12회 운영되는데 수강료가 우리 돈으로 200만~300만원에 이르지만 매번 25~50명이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한번 수강한 사람은 오스템의 팬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타이베이=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