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이코노미스트 클럽 경제전망] "올해 5% 성장 어렵다 … 3.5~4.7% 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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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5% 상승 무난 … 환율 떨어져 1072원
"집값 오른다" 79% … 상승률은 5% 미만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초대 회원들은 대체로 올해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긴 하겠지만 강도는 정부나 한국은행이 전망한 수준보다는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5~4.7%로 기획재정부의 전망치 5%보다 한참 낮았다. 한은 전망치(4.5%)와 같거나 높게 답한 이코노미스트는 3명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4.2%로 한은에 비해 0.3%포인트 낮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상승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주가는 지난해에 이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논쟁 치열현재 경기를 판단하는 잣대 중 하나가 국내총생산(GDP)갭이다. GDP갭은 실질 GDP와 잠재 GDP 간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하면 경기가 회복돼 호황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갭의 플러스 전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엇갈린 답변을 내놨다.
응답한 18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7명(38.9%)은 지난해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답한 반면 2011년 이후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 이코노미스트는 11명(61.1%)이었다. 2011년 이후 플러스 전환을 점친 이들 가운데 3명은 올해까지도 마이너스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해 2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물가 전망에 대한 편차도 큰 편이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한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7%로 제시하며 원화가치 절상폭이 크지 않다면 4%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민간 부문의 자생적 본원력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보다 증시 기대
올해 주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15명이 답했다. 이들 가운데 하락을 점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응답자 가운데 20% 혹은 그 이상을 예상한 이코노미스트는 6명이었다. 10~20%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7명이었으며 한 자릿수 상승률을 예상한 이코노미스트는 2명이었다. 응답자 평균은 15.3%였다. 응답자 가운데 증권사에 몸담고 있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18%였다.
집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19명이 답했으며 이 가운데 15명(78.9%)이 상승을 예상했다. 하락(약보합 포함) 전망은 3명,보합 전망은 1명이었다. 상승을 관측한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상승률이 5%를 넘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했을 때는 수도권의 상승률이 좀 더 높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8명으로 지방의 상승률이 약간 더 높을 것이라고 보는 이코노미스트 4명보다 많았다. 최근 서울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치솟고 있어 매매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지방의 상승률을 조금 더 높게 보는 이들은 수도권의 미분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환 보유액 많지 않다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들은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응답자 18명 중 10명)이 '현재 수준 또는 3000억달러 안팎'이라고 답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2916억달러다. 수출입이나 대외채무 등을 감안했을 때 3000억달러 안팎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많은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적정 외환보유액을 현재 수준보다 낮게 제시한 이코노미스트는 장보형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이었으며 2500억달러라고 답했다.
하지만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등 8명은 지금보다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신 실장은 "경제여건으로만 보자면 3000억달러 안팎이 적정하겠지만 북한 리스크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차원으로 전개될 수도 있는 만큼 3500억~4000억달러까지 늘려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과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 연구위원은 각각 3800억달러와 3570억달러를 제시했다. 올해 원 · 달러 환율 전망 평균치는 1072원59전으로 조사됐으며 연말 환율 전망 평균치는 1024원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장은 정부가 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에 주목,연말 환율이 950원으로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준동/이상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