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도 위안화 절상 압박

호세프 "브릭스 회담 때 공식 제기"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브라질까지 위안화 절상 압박에 가세했다. 평가절하된 위안화 때문에 자국의 수출이 손해를 입었다는 판단하에 이를 문제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르난도 피멘텔 브라질 개발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오는 4월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 때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그동안 위안화 절상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던 와중에도 "(위안화 절상을 위해)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치솟는 헤알화 가치로 무역에 타격을 받으면서 브라질의 입장이 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헤알화 가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 대비 37% 급상승했다. 전 세계 주요국 통화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는 2009년(253억달러)보다 19.7% 감소한 203억달러에 그쳤다. 룰라 집권 8년 동안 가장 저조한 수치다. 지난해 브라질의 대(對)중국 수입액도 전년 동기 대비 37% 급증했다. 브라질의 텃밭인 남미 시장도 점차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 피멘텔 장관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 브라질 수출기업들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다음 달 파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4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절상을 주요 의제로 삼기 위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31일 브라질 무역위원회가 14종의 중국산 완구에 대한 관세를 올해 말까지 현행 20%에서 35%로 올리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