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10곳 중 3곳은 시장서 퇴출될 것"

보건진흥원, 제약산업 보고서
GMP 선진화ㆍ쌍벌제 영향
영업이익률 5% 넘어야 생존
사업전환ㆍM&A 늘어날 것
국내 제약사 10곳 중 3곳이 GMP(우수의약품 등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선진화 추진과 리베이트 규제 강화 등 여파로 퇴출문턱에 서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5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제약산업의 구조선진화를 통한 산업발전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올해부터 제약산업의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특히 제약사들은 GMP 선진화를 위해 매출액 대비 연평균 4.6%를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5% 미만인 제약사를 중심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2008년 기준으로 전체 218개 완제의약품 제조사 중 영업이익률 5% 미만인 제약사는 전체의 32%인 69개에 달한다.

또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시장형 실거래가제 도입 등 제약산업의 투명성 강화 조치에 따라 생산액 500억원 이하의 제약사 가운데 혈압강하제,해열진통소염제 등 상위 20개 약효군에 전체 제품의 50% 이상을 집중하고 있는 54개사도 퇴출후보기업군으로 분류됐다.

단,상위 20개 약효군에 1~2개로 집중하고 있는 생산액 규모 500억원 이하 하위 제약사의 경우 차별화 전략으로 상위 약효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퇴출후보군에서 제외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경쟁력이 약화되는 78개사(중복 고려,35.8%)가 건강기능식품이나 기능성화장품 등으로 사업분야를 전환하거나 다른 제약사에 인수 · 합병(M&A)되는 등 퇴출되면서 완제 의약품 제조사가 140개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산업 재편 후 생산규모 2000억원 이상 제약사들은 전체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7%(2008년 기준)에서 56.8%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30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경영전략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 정도인 14개 제약사가 M&A를 고려하고 있으며,2개 제약사(7.1%)는 이미 M&A를 추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진영 연구원은 "퇴출대상 78개 제약사 중 최소 23개사는 M&A되거나 사업전환으로 갱생할 가능성도 없어 '완전' 퇴출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제약산업 내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됨에 따라 퇴출 대상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도산절차를 마련하고 초대형 구조조정 조합결성을 통한 기업 구조선진화 자금이 미리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GMP 기준 선진화에 따른 국내 제약사의 시설투자로 인해 종국적으로 의약품 품질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의약품 수출 규모는 2018년께 2007년 대비 5배 수준인 53억400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