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한국인 사귀며 언어도 배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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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사원' 러시아 대학생 3인"어서오십시오.안으로 모시겠습니다. "
5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정문 앞.검은색 세단에서 내린 한 중년 신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훤칠한 키(185㎝)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외국인이 차문을 열더니 유창한 한국말로 안내했기 때문이다. 이 남자는 롯데호텔의 외국인 1호 도어맨인 니키타 페도로브(21).국내 호텔업계를 통틀어 유일한 '파란 눈'의 도어맨이기도 하다.
"영하 9도요? 끄떡없습니다. 러시아의 겨울은 영하 20~30도가 기본인걸요. " 페도로브는 이 호텔의 계약직 사원으로 지난달부터 도어데스크에서 1주일에 3일(월,수,금)씩 근무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연방대에서 한국어를 전공(3학년)하던 중 작년 9월 서울시립대 국어국문과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한국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 호텔 일을 시작했다는 페도로브씨는 "최근 한국어판 해리포터를 샀고 신문도 열심히 읽는다"며 "대학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함께 공부하고 있는데 앞으로 경영컨설턴트로 한국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묻자 '쏘시(여성그룹인 '소녀시대'의 줄임말)'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호텔에는 페도로브 외에 러시아 출신 서울시립대 교환학생 동기 두 명이 더 일하고 있다. 뷔페레스토랑 라세느에서 근무하는 보나룩 빅토리아(21 · 러시아 연방대)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닌슐라의 올가 나자로바(27 · 모스크바주립대)다. 나자로바는 태권도 검은띠 소유자다. 이들은 빅토리아가 롯데호텔 모스크바점에서 통역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이곳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나자로바는 "새해를 가족들과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한국 친구들,호텔 직원들과 사귀게 돼 매우 즐겁다"며 "이번 한국과의 인연을 통해 앞으로 러-한 교류의 주역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