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300원짜리 주식을 900원에 산 '황당한 투자'…왜?

한 경영컨설팅 업체가 유명 연예인 강호동씨의 소속사인 스톰이앤에프(옛 디초콜릿)의 워런트를 최근 대거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런트는 향후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더욱이 이 업체는 현재 장내에서 1주당 약 300원에 살 수 있는 주식을 무려 3배나 높은 가격(941원)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여 눈길을 끌고 있다. 주가가 앞으로 세 배 이상 올라야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경영권을 노린 전략적 매수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영컨설팅 회사인 포스트글로벌은 지난 3일 기준으로 스톰이앤에프 신주 534만9101주(주식 등의 비율 41.54%)로 교환가능한 워런트를 보유 중이다. 포스트글로벌은 이 신주인수권을 외국계투자사인 피터벡&파트너로부터 장외 매수했다.

그런데 이 워런트를 사용해 신주를 취득하려면 941원을 내야 한다. 이는 워런트가 매매된 지난달 27일 당시 종가인 340원보다 3배 가까이 비싼 것이다. 매입자가 워런트를 전부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약 32억원을 더 주고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워런트 취득가격을 합하면 '웃돈'은 더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포스트글로벌이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경영권을 노린 매매전략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높다면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대량 매수한 점으로 미뤄 경영권 취득이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처음에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로 표기하더라도 나중에 사유가 변경되면 언제든지 경영 참여로 정정 공시를 낼 수 있다"면서 "다만 처음부터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매수했는데 단순 투자라고 허위 공시한 것은 아닌지 조사를 받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워런트 매입 대상인 스톰이앤에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번 워런트 매매와 관련해 확인된 것은 없으며, 이달 중순 이후에나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매입자 포스트글로벌은 <한경닷컴>기자가 계속 취재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스톰이앤에프는 지난해 8월 이후 감사의견 미총족, 시가총액 기준 미달 등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전 경영진들에 대한 횡령 혐의까지 불거져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