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신년 인터뷰] (4) 조준희 기업은행장 "문화 콘텐츠산업 투자 금융 시스템 구축"
입력
수정
혁신적 상품개발에 올인조준희 기업은행장은 "문화콘텐츠산업 금융지원의 물꼬를 트겠다"며 "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보다 고용효과가 크기 때문에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해외 1인 주재원 파견
中企 진출 다각도로 지원
조 행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리스크가 있겠지만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과 연계해 문화콘텐츠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7년 전부터 문화콘텐츠 지원 구상"
조 행장은 "일본 근무 시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는데 이 애니메이션을 그린 10명 중 8명이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쇼크를 받았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게임 등 문화콘텐츠에서 뛰어난 유전자를 갖고 있어 금융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중소기업중앙회의 문화콘텐츠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6~7년 전부터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관심을 가져왔다. 조 행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은 일부 업종의 경우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졌지만 일부는 영세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며 "업종 전문가 5~6명으로 투자위원회를 구성해 투자할 기업이나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자금 조달을 펀드로 할지,대출로 할 지 등을 결정하는 등의 금융지원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금 집행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제) 계좌와 비슷한 방식으로 제작단계별로 각 단계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집행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아이폰 같은 금융상품 개발"
조 행장은 혁신적인 금융상품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인력,점포 등 규모에서 열세인 기업은행이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우선 직원들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상품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품 아이디어를 소관부서와 행장 직속의 '뉴IBK 기획팀'에 동시에 검토하도록 하고 해당 직원에게는 성과에 따라 충분히 보상할 생각이다. 그는 직원 보상 규모에 대해서는 "인생이 바뀔 수 있을 만큼의 큰 규모를 생각하고 있지만 국책은행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보상규모를 검토하고 있다"며 "특정 금융상품으로 10조원의 판매고를 올렸다면 최고 얼마만큼 줄 수 있다는 등 규정을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행장은 해외진출과 관련,"국내 중소기업들이 진출할 만한 곳을 사전에 물색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1인 주재원을 파견하겠다"며 "중소기업들에 도움이 되는 사전타당성 조사,해외 진출 관련 컨설팅을 해 주고 중소기업이 진출하면 지점을 여는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징후 기업 상시 평가도 지속조 행장은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난해 5월 재구축한 조기경보시스템을 더욱 정교화하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거래 기업의 신용상태가 악화되면 자동으로 분류돼 알려주는 시스템에 더해 특정업종이 과다하게 성장하거나 경기과열 업종인 경우에 여신한도 관리를 실시하는 등 여신포트폴리오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작년에 부실징후 기업 602개의 대출 3조2520억원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해 201개(7477억원)의 워크아웃 대상기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도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은 재무제표나 숫자만으로 알 수 없는 50년 동안의 중소기업 여신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 93조원 중 부실여신은 1조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