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대한통운 매물로 나오면…" 인수추진 시사

열연공장 증설 등 올해 8조 투자…자금 차입 검토도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은 "올해 철강 및 소재 사업에 7조~8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통운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지도 않은 매물인데…"라며 말을 아꼈지만 인수 추진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한통운 인수 유력 후보정 회장은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나 대한통운 인수 추진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포스코가 대한통운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지도 않은 매물인데,더 있어봐야 하지 않겠냐"며 즉답을 피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해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인해 왔으나,이번에는 인수 추진을 부인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을 놓고,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한통운 매각 작업은 이달 중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 SK 포스코 롯데 GS 한진 STX CJ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으며,이 중 포스코와 롯데가 가장 유력한 후보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간 매출 10% 이상 확대정 회장은 올 투자에 대해 "7조~8조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포스코의 능력에 맞게 짠 것으로 평소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원료 값 상승과 시황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확대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매년 5조~6조원 정도를 투자해 왔으며,대우인터내셔널을 3조3724억원에 인수한 작년에는 예년보다 많은 9조3000억원을 투자금액으로 집행했다. 포스코는 올해 책정한 투자비 대부분을 광양 열연공장 증설과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 등 국내외 시설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통운 등에 대한 M&A(인수 · 합병)가 성사될 경우 투자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계열사별로 2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어서 그룹 차원의 총 투자 규모는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올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는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35조~37조원과 5조~5조5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3조여원과 5조여원으로 추산된다. 정 회장은 올 사업계획을 조만간 확정,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릴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대규모 자금 외부 조달포스코는 올 사업계획에 포함된 시설투자 및 M&A 비용 마련 등을 위해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내부에 쌓아 놓은 여유자금이 모자라서다. 지난해까지 7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왔지만,현재는 3조원 정도만 갖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5조5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적어도 3조~4조원가량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나 광산 인수 때는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