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디폴트 위기 고조

부도위험지수 사상 최고
동유럽·아프리카보다 높아
서유럽 15개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동유럽 국가들보다 높아지는 등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정보 제공업체 마킷의 조사 자료를 인용,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 15개국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의 척도인 'iTraxx SovX'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04.5bp로 나타났다고 7일 보도했다. 반면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등 동 · 중유럽 11개국과 중동 및 아프리카 4개국 등 15개국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iTraxx SovX CEEMEA' 지수는 201bp로 나타났다. 2009년 9월 출범한 SovX 지수가 2010년 1월 시작된 SovX CEEMEA 지수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유럽의 디폴트 가능성이 동유럽보다 커진 것이다.

연초부터 서유럽 CDS가 오른 이유는 아일랜드의 구제금융으로 잠잠해졌던 포르투갈과 스페인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일 포르투갈과 독일의 10년물 국채 스프레드는 414bp로 확대되며 지난달 1일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스페인과 독일 국채 간 스프레드도 258bp로 2주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올 상반기에만 200억유로가 넘는 국채를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앞으로 3년간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필요한 자금을 각각 700억유로와 4500억유로로 추정했다.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의 공동 출자금인 7500억유로 중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약 2000억유로가 쓰였기 때문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으면 출자금이 모두 소진된다. 장 라센 RBC캐피털마케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는다면 다음은 스페인이 될 것이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CNN머니가 6일 S&P500지수에 포함된 32개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응답자의 33%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올해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