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는 거꾸로 움직인다


강남 부자는 어떻게 그 많은 부를 쌓았을까. 그들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그들을 따라하면 과연 그들처럼 될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머니앤드인베스팅팀은 지난 7일 이 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압구정동을 직접 찾았다. 이곳에서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를 상대로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인 하나은행 압구정 골드클럽센터 소속 프라이빗뱅커(PB)들을 만나 올 한 해 강남 부자들의 재테크 전략과 습관을 들어봤다. 이날 모임에는 강원경 센터장과 김영훈 팀장,이연정 팀장 등 3명의 PB들이 참석했다. 강 센터장은 "부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면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새해 들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자들은 이미 환매 준비에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작년 공실(空室)이 늘어나는 등 상업용 부동산이 침체 국면을 보였지만 강남 부자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 팀장은 "단기로 자금을 굴리면서 기회를 엿보던 한 고객이 작년 상반기 80억원짜리 건물 2개를 매입했다"며 "경기침체로 공실이 적지 않았지만 향후 3년 이후를 내다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발상 투자에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전문가들의 컨설팅이 뒷받침된다. 이 팀장은 "부자들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전문가들에게 주는 수수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건물을 살 때도 감정평가사와 함께 다닐 정도로 철저하게 가격을 비교 검증한다"고 밝혔다. 인맥과 네트워크 관리는 기본이다. 김 팀장은 "최근 부자들의 추세가 스스로 결정하는 재테크에서 여럿이 함께하는 그룹 재테크로 바뀌고 있다"며 "소모임 등을 통해 재테크 정보 공유는 물론 취미 생활이나 봉사 활동을 함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