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량용 앱스토어도 오픈…'스마트 카' 시대 이끈다

2013년 모든 차량에 태블릿 PC

사고나면 SOS신호 자동 전송…원격 고장 진단ㆍ인터넷 서핑도
기존 '모젠'과 '블루링크'통합…자동차 아닌 바퀴 달린 PC로
GM·도요타도 연구개발 가속…"기술력 넘어 이젠 콘텐츠 경쟁"
현대자동차가 2013년부터 모든 차량에 태블릿PC를 내장하는 등 전자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스마트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가 '바퀴 달린 컴퓨터'로 불릴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1~2년 내 차량용 PC에 내려받을 콘텐츠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블루링크로 글로벌 빅3"현대차가 스마트카 대전에서 새롭게 내세운 무기는 '블루링크'다. 30여개 기능을 갖춘 텔레매틱스 서비스로,교통 · 날씨와 같은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전달해주는 게 특징이다. 운전 중 전복사고 등을 당하면 자동으로 구호 신호를 송출하며,원격으로 시동을 켜거나 고장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겨울철엔 집안에서 주차장 차의 시동을 건 다음 차내 온도를 미리 높여 놓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블루링크 상용화에 나설 곳은 북미 지역이다. 세계 최대 고급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오는 3월 북미형 쏘나타에 시범 적용한 뒤 5월께 스포츠 쿠페인 벨로스터를 시작으로 모든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국내와 중국의 중형 이상 차종에 기본 장착하고,2013년부터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에도 넣기로 했다.

양인석 현대차 CL사업실장은 "차량용 영상인식 안전장치의 경우 우리나라와 이스라엘만 갖고 있는 독특한 기술"이라며 "경쟁사와 비교할 때 기술의 다양성과 안정성 면에서 한발 앞서 있다"고 말했다. ◆2013년엔 앱스토어도 개장

현대차는 2013년 6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스토어를 열기로 했다. 태블릿PC 등 고용량 컴퓨터가 내장되는 만큼 차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 서비스가 판매량 확대로 연결돼 '글로벌 빅3' 진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을 블루링크로 통합하기로 했다. 모젠은 2003년 말 현대차 그랜저XG와 기아차 리갈 등에 처음 적용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차량의 전자화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그는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차량IT혁신센터를 공동 설립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CES 행사에서 글로벌 전자업체들의 부스를 꼼꼼하게 살핀 뒤,10일 개막하는 '2011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 참석하기 위해 디트로이트로 이동했다.

◆GM · 도요타 "스마트카 대전 개막"

'똑똑한 자동차'로 소비자 마음을 잡으려는 글로벌 업체들 간 각축이 가열되고 있다. GM은 2007년 말부터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온스타를 북미지역 판매차량에 탑재했다.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차량 도난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차량 주인이 도난을 신고하면,온스타 센서가 엔진 출력을 줄이거나 시동이 걸리는 것을 막아준다. GM은 연내 한국에서 선보이는 일부 시보레 차량에도 온스타 시스템을 장착할 계획이다.

포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싱크' 서비스를 2007년부터 제공해 왔다. 음성으로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차량과 스마트폰의 각종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호환할 수 있는 '앱링크' 서비스를 소형차 피에스타 구입자에게 무상 지원키로 했다. 도요타는 CES에서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 장치를 결합한 '엔튠'을 내놨다. 올 하반기부터 자사의 전략 차량에 이 시스템을 탑재할 방침이다.

루퍼트 슈태들러 아우디 회장은 "이제 자동차를 얼마나 혁신시킬 수 있는지는 정보기술(IT) 융합 기술에 달렸다"며 "IT 기술은 자동차 메이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라스베이거스=김정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