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중국서 보폭 넓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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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中기업 MOU 참석 … '대형 프로젝트 본격화' 분석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5)이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중국에서 옛 계열사의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그가 옛 대우 계열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처음이다.
김 전 회장은 7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르린그룹 간 경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대우조선과 르린그룹이 왕민 랴오닝성 서기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억달러를 투자해 북한 접경 지역인 단둥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고,선박과 해양설비 건조 등의 분야에서 협력키로 하는 계약을 맺는 자리였다. 현지 언론은 양측의 MOU 체결을 보도하면서 김 전 회장의 참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랴오닝신문이 인터넷을 통해 내보낸 동영상(http;//v.youku.com/v_show/id_XMjM1MzI3OTUy.html)에는 김 전 회장이 MOU 체결식에 참석한 모습이 보인다. 남상태 사장 등 대우조선 관계자들이 왕 서기 등 랴오닝성 간부들과 면담하는 자리에도 김 전 회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전 ㈜대우 사장)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중국 정 · 재계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한 김 전 회장이 이번 MOU 체결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단둥에 근거지를 둔 르린그룹은 중국의 대표적 항만개발 업체로,중국 민간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국가급 항구인 단둥항 운영권을 갖고 있다. 단둥은 북한과 중국 교역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체결식 참석과 관련,"김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르린그룹 회장과 왕 서기 등이 초청한 것으로 안다"며 "MOU 체결과 김 전 회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의 이번 행보가 단순한 친분에 따른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중국 베트남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여러 지인과 인연을 맺어 왔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이 구상해 온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로 베트남에 머물러 온 김 전 회장은 그동안 수시로 옛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만나 사업 현황 등을 논의하며 조용히 움직여 왔다. 서울역 인근 대우재단빌딩 18층 사무실에서 '옛 대우맨'들과 수시로 회동하는 등 '사업 재개'를 위한 물밑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대우 창립 43주년 기념식과 옛 대우 출신들이 모여 만든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창립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 전 회장은 "청년실업 해소를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광진/장창민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