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마트폰으로 영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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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 현장에선 카메라를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촬영부에 속한 인원이 아니면 만져보기도 쉽지 않다. 35㎜ 카메라의 값은 수억원대를 오르내리고 필요한 렌즈 세트를 갖추는 데도 1억원 이상 들어간다. 이처럼 비싼데다 희소성 높은 장비이다 보니 하루 빌려 쓰는 비용만도 200만원 안팎이란다. 촬영을 아무나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다.
하지만 성능 좋은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웬만한 단편영화는 거뜬히 찍을 수 있는 스펙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는 물론 충무로의 감독들도 스마트폰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엔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 보이''박쥐' 등을 만든 박찬욱 감독까지 동참했다. 아이폰 4로 촬영한 단편 상업영화 '파란만장' 시사회 후 그는 이런 의견을 내놨다. "휴대전화기와 밥값만 있으면 장편이든 단편이든 원하는 영화를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 영화가 별 것 아니라는 걸 알려준 셈이다. "휴대전화로 영화를 만들면 편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값이 싼데다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필름카메라로 한 테이크(끊기지 않고 한번에 촬영한 연속화면)를 찍으려면 3~5명 정도가 따라붙어야 하는 데 비해 휴대전화는 한두 명으로 충분하다. '아이무비'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촬영된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음악을 입히는 '후반작업'도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를 티내지 않고 찍으려 할 때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강점이다. 유튜브 블로그 카페 SNS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배급까지 가능하다. 물론 한계도 있다. 큰 스크린으로 확대할 경우 입자가 고르지 못한데다 심도(深度)도 필름카메라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줌이나 조명,녹음,배터리 기능도 뒤진다. 그래서 단편이나 저예산 영화라면 모를까 본격 상업영화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 편집 배급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변화다. 연습용으론 더할 나위 없다. 더구나 보편성을 지닌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기존과는 판이한 형식과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영화와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에서 영상표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냈으면 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하지만 성능 좋은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웬만한 단편영화는 거뜬히 찍을 수 있는 스펙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는 물론 충무로의 감독들도 스마트폰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엔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 보이''박쥐' 등을 만든 박찬욱 감독까지 동참했다. 아이폰 4로 촬영한 단편 상업영화 '파란만장' 시사회 후 그는 이런 의견을 내놨다. "휴대전화기와 밥값만 있으면 장편이든 단편이든 원하는 영화를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 영화가 별 것 아니라는 걸 알려준 셈이다. "휴대전화로 영화를 만들면 편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값이 싼데다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필름카메라로 한 테이크(끊기지 않고 한번에 촬영한 연속화면)를 찍으려면 3~5명 정도가 따라붙어야 하는 데 비해 휴대전화는 한두 명으로 충분하다. '아이무비'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촬영된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음악을 입히는 '후반작업'도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를 티내지 않고 찍으려 할 때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강점이다. 유튜브 블로그 카페 SNS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배급까지 가능하다. 물론 한계도 있다. 큰 스크린으로 확대할 경우 입자가 고르지 못한데다 심도(深度)도 필름카메라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줌이나 조명,녹음,배터리 기능도 뒤진다. 그래서 단편이나 저예산 영화라면 모를까 본격 상업영화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 편집 배급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변화다. 연습용으론 더할 나위 없다. 더구나 보편성을 지닌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기존과는 판이한 형식과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영화와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에서 영상표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냈으면 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