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증시서 부동산 바닥 찾았나?…건설株 '무더기' 상승

국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일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 주가가 '모조리' 뜀박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정책과 주택수급, 주택가격 등으로 대변되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지난 4분기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1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오후 2시13분 현재 업종내 대장주(시가총액 기준)인 현대건설(시총 약 9조원)을 비롯해 GS건설(6조원), 대우건설(4조원), 대림산업(4조원), 현대산업(2조원), 금호산업(1조원) 등 대형 건설사들 모두 상승세다.

1조원~7조원대 시총을 기록중인 두산건설, 태영건설, 한라건설, 진흥기업, 동부건설, 동아지질, 경남기업, 계룡건설, 코오롱건설, 삼부토건, 삼환기업, 남광토건, 한신공영, 고려개발 등 중소형 건설주들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일성건설2우B 등 일부 우선주들을 제외하면 업종내 모든 건설사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내 건설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49곳 중 단 6곳(우선주 포함)을 제외한 43곳의 주가가 뛰고 있다. 건설업종지수도 급등,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대비 2.56% 오른 254.77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모든 업종내 가장 높은 업종상승률이며, 유일한 2%대 오름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증시전문가들은 잇따라 주가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정부정책, 주택수급, 주택가격으로 대변되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저점을 확인했다"며 "올 1분기부터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동 화공플랜트 수주가 집중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다각화 추진에 따른 물량까지 늘어나고 있는 국면이어서 해외 수주 상황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연히 국내 부동산 경기회복과 해외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국내 건설사들의 외형 성장 및 주택부문 리스크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및 세전이익이 전년대비 올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이 늘고 주택 매출이 줄어드는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올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건설사들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주택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 진출,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해외 수주 성장성이 건설사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투자지표가 될 것이란 얘기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개 대형 건설주의 지난 4분기 합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3%, 영업이익은 30.6%, 세전이익은 42.2% 늘어나 전년동기나 전분기 대비해 모두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08년부터 시작한 주택 우발비용 반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지난 8.29 대책 발표 이후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부 건설사에서 대손상각의 환입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4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대형사들의 실적은 올해부터 빠르게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