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박근혜로 이동중'…親朴 20여명 늘어

의원 171명 계파 분석해보니

親朴 50여명서 67명으로 상당수 중립 의원들 호의적
이상득ㆍ홍준표계와도 교류…親李는 이재오 중심으로 결집

한나라당 의원 중 70여명이 친박(친 박근혜)으로 분류되는 등 친박계 의원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12일 한나라당 의원들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결과 1년 전 50여명에 머물렀던 친박 성향 의원들의 숫자가 67명으로 늘었다. 친박계였던 임두성 의원과 이계진 의원이 각각 구속 수감과 지방선거 출마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2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중립이나 친이(친 이명박) 성향에서 친박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상당수 중립 성향 의원들이 박 전 대표에게 호의적인 것으로 전해졌고,친이계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상득계 의원들도 정서적으로 친박 측 인사들과 교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당대회 등을 통해 친이계 주류와 등을 돌린 홍준표 최고위원 측도 친박계와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범 친박계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의원별로 살펴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텃밭인 대구 · 경북(TK)지역 출신 의원들과 수도권 초 · 재선의원들의 친박화 경향이 뚜렷했다. 대구지역 친이계로 분류됐던 배영식 의원(중구 남구)은 지난 4일 대구시 친박계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내가 왜 친이인지 모르겠다. 나는 친이 의원 중에 친한 의원들도 없는데 내가 왜 친이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규(대구 북구갑),이철우(경북 김천),이한성(경북 문경 · 예천) 의원도 최근 친박 측과 교류를 늘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TK 지역의 한 의원은 "지역에 가면 유권자들이 '박근혜 눈에 눈물 흘리게 하지 마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한다"며 "지역정서가 그런데 민의를 대표하는 의원들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초 · 재선 의원들이 '전문 분야 조언' 등의 방식으로 박 전 대표와 물밑에서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한 친박계 의원이 박 전 대표와 초선 의원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친박화가 속도를 내면서 친이계는 이재오 특임장관 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뭉치는 흐름이 감지된다. 이재오계 인사들은 친이계 중에서도 이슈 선점과 여론 주도 능력,결집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주요 당직과 중앙위원회 등 당내 주요 조직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중립 성향 의원들의 수는 확연히 줄고 있다. 의원들이 차기 공천을 위해 '줄서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때 친박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진영 의원은 다시 박 전 대표와 관계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정치권 이슈인 개헌 논의와 조기전대,차기 총선 공천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헌에는 친박계와 김문수 지사 측,홍준표 최고위원 측,이상득계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