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삼성 CEO들이 '까치까치 설날' 합창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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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이윤우 ·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김낙회 제일기획 사장,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장 등 최고 경영자(CEO)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창을 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노래 제목은'까치 까치 설날은'.
사장단 회의에 강사로 나온 함신익 예일대 교수(지휘자)의 권유에 따른 것.함 교수는 이들을 한번은 일렬로 서서,다음번에는 둘러서서 서로 입을 보게 하고 합창을 하도록 했다. 두 번째 합창이 끝나자 사장단에서는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첫 번째와 전혀 다른 훌륭한 노래가 나왔기 때문이다. 함 교수는 "단원들끼리의 소통과 감성의 교류가 훌륭한 연주를 만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휘자나 CEO에게 필요한 소통의 기술을 체험하도록 하려는 게 그의 의도였다. 함 교수는 "지휘자가 연주자들을 자신의 성취의 도구로 인식하는 순간 이런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불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장들에게 가곡 '님이 오시는지'를 소리내어 읽게 했다. 사장들이 건조하게 "물망초 피는 언덕…"이라고 읽어 내려가자 함 교수가 손을 들었다. 그는 "여러분들은 수십년간 달려오면서 감성을 잃은 것 같다"며 "직원과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스스로 감동받고 느껴야 한다"고 주문했다.
CEO들에게 지휘봉을 선물로 주고 포스터의 '뷰티풀드리머'를 직접 지휘하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지휘할 때 손바닥을 보여 소리를 막기보다는 손바닥을 펴 위로 올리며 그들의 감성과 연주능력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리더의 또하나의 역할은 조직원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함 교수는 이런 리더로 1920년대 베를린 필을 지휘했던 푸르트 뱅글러를 들었다. 뱅글러는 말주변도 없고 단원들에게 강요를 하거나 지시도 하지 않았다. 그의 인격에 반한 단원들은 지휘봉이 아닌 얼굴을 보면서 창조적이며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었다고 함 교수는 덧붙였다. 건국대를 졸업한 함 교수는 1995년 한국인 최초로 예일대 교수가 됐으며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대전시립교향악단 감독 및 지휘자를 역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사장단 회의에 강사로 나온 함신익 예일대 교수(지휘자)의 권유에 따른 것.함 교수는 이들을 한번은 일렬로 서서,다음번에는 둘러서서 서로 입을 보게 하고 합창을 하도록 했다. 두 번째 합창이 끝나자 사장단에서는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첫 번째와 전혀 다른 훌륭한 노래가 나왔기 때문이다. 함 교수는 "단원들끼리의 소통과 감성의 교류가 훌륭한 연주를 만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휘자나 CEO에게 필요한 소통의 기술을 체험하도록 하려는 게 그의 의도였다. 함 교수는 "지휘자가 연주자들을 자신의 성취의 도구로 인식하는 순간 이런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불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장들에게 가곡 '님이 오시는지'를 소리내어 읽게 했다. 사장들이 건조하게 "물망초 피는 언덕…"이라고 읽어 내려가자 함 교수가 손을 들었다. 그는 "여러분들은 수십년간 달려오면서 감성을 잃은 것 같다"며 "직원과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스스로 감동받고 느껴야 한다"고 주문했다.
CEO들에게 지휘봉을 선물로 주고 포스터의 '뷰티풀드리머'를 직접 지휘하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지휘할 때 손바닥을 보여 소리를 막기보다는 손바닥을 펴 위로 올리며 그들의 감성과 연주능력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리더의 또하나의 역할은 조직원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함 교수는 이런 리더로 1920년대 베를린 필을 지휘했던 푸르트 뱅글러를 들었다. 뱅글러는 말주변도 없고 단원들에게 강요를 하거나 지시도 하지 않았다. 그의 인격에 반한 단원들은 지휘봉이 아닌 얼굴을 보면서 창조적이며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었다고 함 교수는 덧붙였다. 건국대를 졸업한 함 교수는 1995년 한국인 최초로 예일대 교수가 됐으며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대전시립교향악단 감독 및 지휘자를 역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