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순매수 1위 삼성전자 … 주역은 자문형 랩?

LGD·기아차 등 자문사 선호株 … 개인매수 상위 종목에 포진

주식시장이 강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13일로 예정된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소폭 조정을 받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코스피지수는 이번주 들어 되레 8.75포인트(0.42%) 상승했다.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개인들의 '게릴라성 매수세'가 적잖이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평소 주식을 내다 팔다가도 증시가 조정을 받을 만하면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와 지수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입된 개인 매수세가 똑똑한 개인투자자들의 '스마트 머니'가 아니라 투자자문사들의 자문형 랩 자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매수로 '전약후강'

코스피지수는 주 초반 이틀간 오전 중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다가도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하거나,상승세로 돌아서는 '전약후강' 패턴을 보였다. 지난 10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 대비 0.81% 내린 2069.30까지 하락했지만 서서히 낙폭을 줄여 0.26% 떨어진 2080.81로 장을 마쳤다. 전날까지 6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던 개인들이 173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덕분이다.

11일에도 오전 한때 20포인트(1.02%) 급락하던 코스피지수가 결국 0.36% 오른 2088.32에 마감,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이 이날 1022억원 순매도하며 사흘째 '팔자'에 나섰지만 개인이 957억원 순매수해 지수를 지켜냈다. 12일엔 개인이 오전 중 7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다가 외국인들이 '사자'에 가담하자 차익실현 쪽으로 방향을 틀어 결국 365억원 순매도했다. 장세 대응이 외국인보다 한발 앞선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이 펼쳐지는 동안 개인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차익실현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이틀처럼 매수세를 단기간 집중하는 모습이 간간이 나타난다. 지난달 21~24일 동안 총 708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인 순매수 종목은 자문사 선호주

전문가들은 최근 개인 매수세가 자문사들이 증권사를 통해 신규로 모집한 자문형 랩 자금을 대거 주식 매수에 투입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 지난 10~11일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기아차 삼성물산 SK에너지 KB금융 LG화학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들 종목은 국내 대표 투자자문사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이다. 삼성전자 SK에너지 LG화학 등은 브레인투자자문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고,KB금융 삼성SDI 등은 한국창의투자자문이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시점도 주요 자문사들이 신규로 자문형 랩을 모집한 직후다. 지난 10일 개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기 직전엔 브레인과 케이원투자자문이 삼성증권을 통해 총 4200억원을 끌어모았다. 또 지난달 21~24일에도 창의투자자문이 직전까지 약 1조원을 모집했다.

자문형 랩 판매가 활발해 개인들의 산발적인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10일부터 판매한 목표전환형 자문형랩 3종에는 사흘 만에 총 21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