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첫 외국인 아마 골프대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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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英·中 여행사 주최북한의 평양골프장에서 '외국인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열린다. 영국의 루핀여행사는 중국 단둥의 중국청년여행사(CYTS)와 공동으로 오는 4월26일부터 30일까지 '북한 아마추어 오픈(North Korean Amateur Open)'을 개최키로 했다.
"김정일 38언더파 기록한 곳"
이 여행사는 골프대회 전용 홈페이지(www.northkoreanopen.com)를 개설해 전 세계 아마추어 골프 동호인들을 모집하고 있다. 4박5일짜리 패키지이며 비용은 북한 비자 등 서류 대행비에 그린피,골프클럽 대여료,교통비,식비,5성급 호텔 숙박료,사흘간의 관광비용 등을 포함해 999유로(145만원)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더라도 외국인들이 북한 골프용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북한에서는 헤드 커버를 '채덮개',아이언은 '쇠채',우드는 '나무채',벙커는 '방해물 또는 모래웅덩이' 등 우리말로 바꿔 부른다. 예전보다 영어를 많이 차용했으나 조총련계 재일교포 이용자가 많아 발음이 일본식이다. 드라이버는 '도라이바',퍼터는 '빠따',캐디백은 '캬디백','굿샷'은 '구또샷',컵은 '커프',임팩트는 '인파크트',홀인원은 '홀인완',샌드웨지는 '산드웨지' 등이다.
'코스 레코드'도 깨지기 힘들 전망이다. 평양골프장 코스 레코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운 38언더파 34타.여행사 홈페이지는 "골프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1991년 이 골프장을 열었을 때 생애 첫 라운드에서 11개의 홀인원을 포함해 38언더파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평양에서 38㎞ 떨어진 남포시 용강군 태성호 주변에 있는 평양골프장은 1987년 김일성의 75회 생일 기념으로 만든 북한 최초의 골프장으로 코스 전장 6200m에 18홀,파72의 정규 코스다. 태성호를 끼고 있어 골프와 낚시,보트를 즐길 수 있다. 경사가 심하고 가시덤불이 뒤섞인 OB지역이 많다. 30~40명의 캐디가 있다. 그늘집은 없고 삼각형 모양의 클럽하우스에서 백반정식을 먹을 수 있다. 술로 일본맥주와 양주,북한 소주,용성 맥주 등을 판매한다. 재일교포들의 회원권은 100만엔(1340만원) 정도이며 그린피는 비회원 100~120달러,회원 25달러다.
2005년 8월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공식대회인 '2005 평양 오픈골프대회'가 이곳에서 열렸고 송보배가 2라운드 합계 7언더파 13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