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축구소녀 여민지의 일기장 들여다보니…

일기가 나를 키웠어요 | 여민지 지음 | 명진출판 | 188쪽 | 1만2000원
"2007년 5월18일 금요일.요즘의 현대화된 축구는 템포 싸움이다. 그러므로 킥도 아주 중요한 기술이다. 슛할 때는 체중이 실릴 수 있도록 몸의 중심에 볼을 놓고 스윙을 크게 줬다가 10㎝ 정도에서 볼에 닿기까지 스윙 속도가 빨라야 파워 있는 슛을 할 수 있다. "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3관왕을 차지한 여민지 선수가 2007년 5월18일 쓴 일기다. 여민지는 전날 19세 이하 대표팀에 뽑혀 처음 소집훈련을 시작했고,배운 것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그림까지 그려가며 훈련내용을 되새겼다. 그래서 여민지는 "내가 사랑하는 축구에 관한 모든 이야기와 생각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일기장은 없어서는 안 될 친구"라고 설명한다. 《일기가 나를 키웠어요》는 여민지가 자신의 일기를 바탕으로 들려주는 꿈과 모험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일기장은 남아있지 않지만 중학교 때부터 쓴 일기장은 벌써 일곱 권이나 된다.

책은 본문에 앞서 '민지의 일기 쓰기 비법'으로 시작한다. 여민지가 쓴 일기 16편과 일기쓰기 네 가지 방법을 담은 것.날마다 꾸준히 쓰고,머릿속을 그대로 일기장에 옮기며,꼼꼼하고 솔직하게 쓰고,나는 잘 할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으라고 조언한다.

또 엄마에게 축구화를 사달라고 조르던 유치원생 때부터 "가시나가 무슨 축구를 하느냐"는 이웃들의 말에 여민지 편을 들어주던 부모님,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에 뽑혀 주눅 들었던 이야기 등도 들려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