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부동산펀드 '기지개'

12월 1조3400억 유입 … 3년여 만에 공모펀드도 등장
최근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면서 부동산펀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부동산펀드가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14조225억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4조원을 돌파했다. 2009년 말 11조2000억원에서 작년 6월 말 11조6000억원으로 증가액이 미미했던 부동산펀드가 하반기 들어 2조4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달엔 1조3400억원 불어났다. 지난달 설정된 사모펀드는 부동산펀드들이 설정액 상위를 휩쓸었다. 아시아자산운용의 '아시아성복사모부동산'이 지난달 6일 2730억원 규모로 설정됐고,같은 날 '아시아일산사모부동산'(2513억원) '아시아수지사모부동산'(812억원) 등도 만들어졌다. 황규완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모 부동산펀드는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후 팔아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며 "미분양 아파트가 만기까지 팔리지 않을 경우 시공사가 이를 보전해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이 지난달 29일 설정한 '롯데리테일사모부동산' 1~3호는 롯데마트 점포를 유동화한 것으로 기관과 고액자산가들이 투자했다.

공모 부동산펀드도 3년4개월 만에 나왔다. 다올자산운용은 지난달 15일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목표수익률이 연 6.5%이고 3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복리구조로 관심을 모아 출시 이틀 만에 판매가 마감됐다. 올 들어서도 대신자산운용이 교보증권을 통해 모집,지난 4일 '대신사모부동산 4호'를 설정했다. 황 선임연구원은 "은행 저축은행 등의 PF대출이 크게 줄어 부동산펀드와 기업어음(CP)이 활용되고 있어 앞으로도 펀드 설정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재조달(리파이낸싱)하는 과정에서 부동산펀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현재 출시된 부동산 공모펀드 14개 중 6개는 지난 1년간 손실을 입어 투자자의 애를 태우고 있다. '골든브릿지Wm경매부동산1'은 1년 손실률이 26.95%에 달했으며 '골든브릿지특별자산 8''미래터전KTB부동산 2''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C 1''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C 2''골든브릿지특별자산17' 등도 최근 1년간 손실을 봤다. 반면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 2''칸서스사할린부동산 1' 등은 최근 1년 각각 8.25%,8.05%의 수익을 올렸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