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 포트폴리오 전략] 안전자산 40%·투자형 상품엔 60%…예금은 길게 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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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년제 예금금리 年 4%대…3개월제 연장 가입보다 유리"예금은 길게 가지고 가고 주식 투자비중은 분할 매수로 점차 늘려 가라."
현금성 자산 10% 수준 유지…부동산 비중은 더 줄여나가야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 전략을 이렇게 제시했다. '예금은 짧게 굴리고 주식 비중은 줄이라'는 기존 금리 상승기 재테크 공식을 버리라는 주문이다. 금리가 오르는데 왜 예금 만기를 길게 가져가야 하는지,또 주식 비중은 왜 늘려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로부터 금리 상승기 투자성향과 투자금액별 자산포트폴리오 전략을 들어보자.
◆예금은 길게 가져가라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1년짜리 정기예금보다 6개월짜리 정기예금이 낫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박승호 국민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팀장은 "꼼꼼히 따져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올해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총 1%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해도 1년제 금리 상품이 훨씬 유리하다"며 "금리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도록 3개월제 예금 상품으로 총 4회 연장 가입하는 것보다 1년제 상품을 연초부터 가입하는 것이 더 높은 금리를 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상 은행의 1년제 예금 금리와 3개월제 예금 금리 격차는 1%포인트"라며 "3개월마다 기준금리가 올라 3개월마다 예금 금리에 반영한다고 해도 연평균 금리를 따지면 1년제 상품 금리를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의 1년제 예금 금리는 연 4%대에 진입했다. 신한은행은 14일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4.0%,외환은행도 연 4.1%를 제시하고 있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예금 상품이 유리한 이유가 단지 금리차 때문만은 아니다. 앞으로 예금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장기 예금의 메리트를 높이는 측면으로 꼽히고 있다. 정상영 하나은행 골드 PB팀장은 "올해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폭만큼 1년제 예금 금리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높게 반영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예금 상품은 꾸준히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작년엔 정기예금 금리가 연 3% 수준에 머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지만 최근 예금 금리가 연 4%대로 높아져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재테크 수단으로 예금을 외면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국내 은행들은 올해 중에 예금금리가 최대 연 4%대 중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팀장은 "기준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올해 안에 은행 예금 금리가 연 4%대 중반을 넘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전문가들은 예금 등 안전자산과 주식형 상품 등 위험자산을 적절히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물론 부동산 자산 비중은 아직 더 줄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관석 팀장은 원금보장형 안전자산 40%,투자형 상품 60%를 가장 이상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로 제시했다. 1억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1000만원은 현금성 자산,3000만원은 정기예금이나 주가연계 예금(ELD),그리고 나머지 6000만원은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는 것이다. 6000만원 중 4000만원은 주식형 펀드,1000만원은 주가연계증권(ELS),1000만원은 원자재 펀드나 골드뱅킹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이 팀장은 "재투자와 예비비 차원에서 현금성 자산은 총 자산의 10% 수준을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세계 경제가 불안할수록 값이 오르는 금과 이를 활용한 골드뱅킹에 투자하는 것도 향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 팀장은 "투자금액이 커질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투자금액별로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은 달라진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이 1억원이면 안전자산과 투자형 상품 비중이 각각 40%와 60%가 적당하겠지만 1000만원이면 각각 30%와 70%가 적절하며,10억원이면 50%와 50%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정상영 팀장도 투자성향별로 공격적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50%,20%는 원자재 펀드,30%는 ELS나 신흥국가 채권에 각각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반대로 안전 선호 투자자는 ELS나 신흥국가 채권 등에 50%,정기예금 10%,주식형 펀드 20%,원자재 투자 상품에 20%를 각각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 한 해 주식시장 전망을 '상저하고(上低 下高)' 형태로 보고 있다. 정상영 팀장은 "작년 말부터 올 1월까지 많이 올라서 상반기에는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안전한 주식투자 방식으로 1주일,15일 단위로 꾸준히 분할 매수하는 것을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이관석 팀장은 "투자는 최고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전한 수익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분할 매수나 분할 매수 방식의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투자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가계마다 부동산 매물을 내놓을 것이고 이에 따라 최근 가격 상승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